[기동취재반] 한국 사격의 간판이자 세계 최정상에 있는 진종오(35·KT)가 이번에도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진종오는 21일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2014인천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10m공기권총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개인전 결선에서는 179.3점으로 동메달에 만족했다.
지난 2002부산대회를 시작으로 이번이 네 번째 아시안게임 출전이었지만 개인전 금메달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유독 아시안게임과 인연이 없다. 2010광저우대회 50m권총에서 은메달을 딴 게 개인전 최고 성적이다. 단체전에서는 이날 금메달까지 포함해 3차례 우승을 경험했다.
2008베이징올림픽 50m권총 금메달, 2012런던올림픽 10m공기권총과 50m권총 금메달로 2관왕을 거두는 등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권총 사수이지만 지독한 '아시안게임 징크스'는 떨어지지 않았다.
진종오는 전날 50m권총 결선에서 7위에 머무른 후에 "오늘 메달을 따지 못한 게 아직 은퇴를 하지 말라는 계시로 받아들이고, 더욱 열심히 할 생각이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자연스레 이날 10m공기권총 개인전 금메달로 명예 회복과 함께 징크스를 떨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까마득한 후배 김청용(17·흥덕고)에게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을 허락했다. 4년 전, 광저우대회에서는 이대명(26·KB국민은행)에게 3관왕을 내주며 쓴웃음을 지었다.
진종오는 개인전 결선 1차 경쟁 단계에서 60.3점을 마크해 4위로 불안하게 출발했다.
본격적인 2차 경쟁 단계에서 뼈아픈 실수가 나왔다. 7번째 발에서 9.0점을 쐈고, 팡웨이(중국)와 2위 싸움을 벌이던 중에 7.4점을 쏘며 순위 경쟁에서 처졌다. 사격에서 7점대 기록은 치명적인 실수로 친다.
첫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을 노렸던 진종오는 이번 인천대회에서 10m공기권총 단체전 금메달·개인전 동메달, 50m권총 단체전 은메달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