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상미 기자]국내 기업 5곳 중 1곳은 여전히 입사 지원서에 직무와 무관한 키·몸무게·혈액형 등 개인 인적사항을 기재토록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전날 열린 능력중심채용 트렌드와 변화전략 콘퍼런스에서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러한 내용의 기업 채용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 6월 건설·제조·금융·보험 등 7개 대표업종 500곳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5분의 1은 직무와 무관한 개인 인적사항을 기재토록 하고 있었다. 항목은 특기·취미(21.8%), 키·몸무게(21.6%), 혈액형(18.2%), 본적(15.0%) 등이다.
특히 개인정보 보호 강화에 따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토록 한 기업도 27%에 달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족사항을 묻는 경우는 다반사였다. 기업의 80%는 가족관계를 물었는데 동거유무(14.6%)뿐 아니라 가족 직업(13.6%), 가족학력(10.4%)은 물론 가족수입(1.2%)까지 조사했다.
신입 직원 채용 시 가장 중시하는 요건은 직무적성(58.8%), 전공지식(18.2%), 인성(16.8%) 순이었다. 외국어능력은 2.0%에 불과했다.
전공지식은 건설업(44.1%), 금융·보험업(21.7%)에서 비중이 높았다. 인성은 숙박·음식(32.7%), 운수업(32.7%) 등 서비스업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종사가 많을수록 전공지식보다는 인성을 중시했다. 대기업은 입사 후 직무교육을 통해 직원을 개발·육성할 수 있는 여력이 있어 조직에 적합한 인성을 갖춘 인재 선발에 초점을 두지만, 중소기업은 바로 현업에 투입해야 하므로 인성보다는 전공 실무지식을 우선시했다.
이밖에 기업들이 입사지원서에서 가장 많이 보는 스펙은 학력(94.0%), 자격사항(88.4%), 학점(48.4%), 어학 점수(43.8%), 인턴경력(36.8%)순으로 조사됐다.
고용부 관계자는 “노동시장 개혁의 핵심은 직무능력에 따라 채용되고 평가·보상 받는 능력중심사회 구현에 있다”며“우리 사회가 능력중심사회로 나갈 수 있도록 능력중심채용 확산을 시작으로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일 학습병행제 등 직업능력개발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