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상미 기자]서울 건국대 동물실험실에서 발생한 호흡기 질환 의심환자가 49명으로 늘었다.
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폐렴 증상이 확인된 '의심환자'는 총 49명으로 전날보다 8명 늘었다.
이들은 지난 8일 이후 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학 건물을 이용하고 발열(기준 37.5도)과 흉부방사선상 폐렴 소견이 확인된 환자다. 해당 건물을 상시적으로 이용하는 근무자로, 1명을 제외한 48명은 이 건물 4∼7층의 실험실에서 일했다.
이들 환자는 7개 의료기관에 분산해 격리치료 중이며 대부분 발열, 근육통 등 가벼운 증상을 보이고 있다. 6명은 증상의 호전을 보이고 있다고 방역당국은 설명했다.
의심환자와 동거하고 있는 83명 중에서 발열 또는 호흡기증상을 보이는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 사람간 전파되지 않는 질병이거나 전파력이 낮은 질병일 가능성이 높다고 당국은 보고 있다.
환자들은 안정적인 상태지만 발병원인은 엿새째 나오지 않고 있다.
28일부터 실시한 감염성 바이러스·세균에 대한 검사에서는 특이사항은 나오지 않았다. 환자의 유전자·혈청 항체 검사 등을 통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마이코플라즈마, 코로나바이러스, 인플루엔자, 백일해 등 16종류의 세균과 바이러스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진행했지만 국내에 유행중인 감기바이러스 외에는 모두 음성이 나왔다.
이에 따라 당국은 감염성 세균이나 바이러스뿐 아니라 환경적 요인과 실험실내 화학적 물질을 통한 감염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
특히 실험실 내 곰팡이와 실험 과정에 쓰인 유독성 물질 등이 환기 시설을 통해 다른 실험실로 퍼졌을 가능성도 들여다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일부 폐CT 소견에서 하얀 덩어리 같은 것이 보인 경우가 있어 이에 관해 폐 조직을 채취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실험실 내 곰팡이가 발병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당국은 아직 신중한 태도다.
이날부터는 동물생명과학대학 출입자를 대상으로 환자-대조군 조사를 시행해 발병의 위험요인 및 전파경로를 규명하기로 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전파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굉장히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원인이 살아있는 병원체인지 아닌지는 예단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필요한 최대한의 조사 및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콜센터(109)를 통한 증상발생 모니터링 대상 범위가 다른 단과대학생으로 확대됐다.
기존의 동물생명과학대학 학생 및 교직원 964명 외에 해당건물을 정기적으로 출입하는(강의수강 등) 다른 단과대학생 등 508명을 추가해 총 1472명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모니터링 결과 특이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