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한 박병호(29)가 메이저리그에서는 주로 지명타자로 기용될 전망이다.
미네소타 구단은 3일(한국시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미네소타 트윈스의 홈구장 타깃필드에서 박병호의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 테리 라이언 미네소타 단장은 "박병호는 지명타자를 맡게 된다"며 "미겔 사노는 외야수, 트레버 플루프는 3루수, 조 마우어는 1루수로 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단 운영에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단장의 입에서 내년 시즌 박병호 경기에 나설 경우 맡게 될 역할이 언급된 것이다.
박병호는 국내에서 뛰는 동안 경기 대부분을 1루수로 출장했다. 상황에 따라 3루를 맡기도 했지만 주 포지션은 1루였다.
하지만 미네소타의 부동의 1루수는 프렌차이즈 스타이자 팀내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조 마우어다. 마우어는 올해 타율 0.265(592타수 157안타) 10홈런 66타점으로 부진했지만 내년 시즌에도 계속해서 1루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지명타자로 출전했던 미겔 사노는 박병호의 영입에 따라 외야로 자리를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사노는 올해 아메리칸리그 올해의 신인 투표에서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박병호 역시 지명타자로 뛰는 것에 대해 "한국에서 한 시즌에 많이 뛰면 15경기 정도 지명타자로 출전했다"며 "팀이 내게 지명타자를 원한다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맞춰서 잘 준비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박병호에게 지명타자 외에 다른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함께 기자회견에 자리한 래드클리프 부사장은 박병호에 대해 "1루수로도 좋은 수비를 갖고 있고 한국에서 골든글러브상을 3회 수상했다"며 "주루, 수비 등 여러 부분에서 뛰어난 야구선수"라고 말했다.
따라서 박병호가 상황에 따라 지명타자는 물론 1루수로도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병호가 얼마나 빨리 리그에 적응하느냐에 따라 미네소타는 선발 라인업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