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외국인 선수 없이도 삼성화재를 제압하는 저력을 선보였다. 삼성화재는 7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대한항공은 7일 오후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6-24 21-25 25-17 26-24)로 이겼다.
대한항공은 강했다. 지난달 23일 외국인 공격수 마이클 산체스가 오른 손등 골정상으로 이탈하면서 4경기 1승3패로 부진했지만 이번에는 국내 선수들 만으로 승리를 따냈다.
상대가 무서운 연승행진을 이어가던 삼성화재였기에 의미가 더 컸다. 올 시즌 삼성화재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2승1패로 우위를 점했다.
레프트 김학민이 눈부신 활약으로 산체스의 공백을 지웠다. 블로킹 2개, 서브득점 1개를 포함해 25점을 쓸어담았고 공격성공률은 53.65%에 달했다. 이외에도 신영수가 18점, 정지석이 13점을 뽑아내며 공격에 힘을 더했다.
시즌 성적은 9승6패(승점 27)가 됐다. 삼성화재(승점 26)를 끌어내리고 3위로 올라섰다.
삼성화재는 한 달 만에 처음으로 졌다. 지난달 7일 우리카드전을 시작으로 7경기에서 내리 승리를 거뒀으나, 이날 대한항공을 넘지 못했다.
그로저가 35점을 책임졌으나 범실도 12개를 범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특기인 서브득점도 1개에 불과했다. 시즌 성적은 9승6패(승점 26)로 4위다.
1세트부터 팽팽한 경기가 벌어져 양팀은 나란히 20점대 고지를 밟았다.
대한항공 전진용의 속공이 코트 밖으로 나가며 삼성화재가 먼저 한발 치고나가는 듯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비디오판독 요청으로 오심 판정을 끌어냈다. 기세를 탄 대한한공은 상대 범실로 24-21, 1세트 승리를 눈앞에 뒀다.
삼성화재도 순순히 물러나지 않았다. 그로저의 서브를 앞세워 내리 3점을 따냈고 승부를 듀스로 끌고갔다.
하지만 승자는 대한항공이었다. 그로저의 서브가 범실로 이어져 25-24를 만들었고 김형우가 그로저의 오픈 공격을 정확히 차단하며 1세트를 따냈다.
접전은 이어졌다. 2세트 4-4에서 시작한 동점 스코어는 12-12까지 이어졌다.
이번에는 삼성화재가 우위를 잡았다. 5연속 득점으로 격차를 한참 벌린 뒤 상대 범실로 24점 고지에 올랐다. 그로저의 시간차 공격이 이어지며 25-21로 대한항공을 따돌렸다.
3세트에도 비슷한 양상이 이어진 가운데 대한항공이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대한항공은 15-15로 맞선 상황에서 황승빈의 오픈과 김학민의 후위공격에 신영수의 서브득점까지 이어지며 점수차를 벌렸다. 18-16에서는 내리 6점을 꽂아넣으며 24-16을 만들었고, 상대 서브 실책으로 3세트를 가져왔다.
4세트 초반 대한항공은 그로저의 오픈 공격을 허용하며 9-10으로 뒤처졌다. 이에 주전 세터인 한선수를 빼고, 황승빈을 투입 승부수를 던졌다.
황승빈의 주도 아래 대한항공은 신영수의 오픈 공격으로 먼저 24점에 도착했다. 하지만 2연속 실점으로 덜미를 잡혀 24-24가 됐다.
조금 더 힘을 냈다. 신영수의 오픈 공격으로 대한 항공이 다시 한점 앞서갔고, 김형우가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26-24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여자부에서는 흥국생명이 KGC인삼공사에 세트스코어 3-1(23-25 25-18 27-25 25-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달 23일 KGC인삼공사전을 시작으로 최근 4경기를 모두 승리, 상승세를 이어갔다. 9승3패(승점 24)로 2위 자리를 유지했고 1위 현대건설(9승2패·승점 25)을 바짝 추격했다.
테일러가 30점을 책임진 가운데 김수지가 12점으로 뒤를 받쳤다. 이재영이 부상으로 경기 도중 자리를 비웠으나 공윤희가 9점을 따내며 공백을 지웠다.
KGC인삼공사는 연패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어느덧 9연패로 1승11패(승점 5)를 기록, 6위다. 헤일리와 이연주가 42점을 합작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기선을 잡은 것은 KGC인삼공사였다. 1세트 중반 16-16으로 동점을 이뤘으나 이연주의 오픈과 상대 실책을 틈타 앞서간 뒤 이연주의 연속 오픈으로 먼저 20점 고지를 점했다. 상대 서브 범실로 24점을 점한 뒤 헤일리의 오픈이 꽂히며 25-23으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흥국생명도 곧장 반격에 나섰다. 2세트 6-4로 앞선 가운데 김수지와 테일러의 활약으로 내리 4점을 뽑아내며 일찌감치 우위를 점했다. 테일러의 오픈 공격으로 24-17 세트포인트를 눈앞에 뒀고 신연경의 퀵오픈으로 25-18 2세트를 가져왔다.
승부의 분수령은 3세트였다.
분위기를 탄 흥국생명에게 변수가 발생했다. 3-5로 뒤진 상황에서 이재영이 공격상황에서 왼발을 접질러 쓰러졌다. 한동안 고통을 호소하던 이재영은 들것에 실려나갔다.
어수선한 틈을 타 KGC인삼공사가 간격을 벌리려했으나 흥국생명도 집요하게 추격, 14-14 동점을 만들었다. 이 때부터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해 양팀 모두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흥국생명은 테일러의 오픈으로 24점을 선점했지만 테일러에게 다시 실점해 경기는 듀스 승부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25-25에서 테일러의 후위공격과 신연경의 퀵오픈이 잇따라 들어가며 27-25로 3세트를 거머쥐었다.
순식간에 수세에 몰린 KGC인삼공사는 집중력이 흔들렸고 흥국생명은 틈을 놓치지 않았다. 9-5로 앞선 상황에서 내리 5점을 추가해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24-21에서 상대 범실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