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에서 정우성(42)과 첫 호흡을 맞춘 김하늘(37)이 “친오빠 같은 느낌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하늘은 17일 “나뿐만 아니라 현장의 모든 스태프들과 배우들을 잘 챙겨줬다”며 “나는 연기 외에 다른 것을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항상 의지가 되고, 기댈 수 있는 좋은 배우이자 선배였다”고 전했다.
‘나를 잊지 말아요’는 교통사고 후 10년 간의 기억을 잃어버린 ‘석원’(정우성)과 그 앞에 나타난 비밀스러운 여자 ‘진영’(김하늘)의 새로운 사랑을 그린 감성 멜로다. 이윤정 감독의 데뷔작으로 정우성이 직접 제작자로 나섰다. 둘은 2008년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서 배우와 스태프의 일원인 스크립터로 인연을 맺었다. 이후 이 감독이 고등학교 시절에 쓴 단편소설로 동명의 단편을 찍은 이후 장편 시나리오를 정우성에게 건넸다.
정우성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로 “두 남녀의 아름다운 사랑”을 꼽았다. “기억을 잃은 한 남자의 텅 빈 백지 같은 모습과 한 여자로 인해 변화해가는 모습 그리고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이겨내면서 보듬어 가는 남녀의 아름다운 사랑을 보여주고 싶었다.” 제작자로 나선 이유는 시나리오가 훼손되지 않도록 도와주려다가 자연스레 엮었다. 두 배우는 이 영화의 독특한 분위기에 꽤 매료된 것으로 보인다.
김하늘은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정말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 지금까지 관객 분들께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캐릭터였고, 전체적인 분위기와 느낌, 영화가 주는 여운이 정말 좋았다”고 했다. 자신이 연기한 진영 캐릭터에 대해서는 “솔직하고 숨김이 없는 것 같지만 묘하게 비밀스런 여자”라고 표현했다. “영화 촬영을 하며 내가 진영을 사랑하게 되니 그녀의 감정이 나에게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았다. 아픔도 있고, 상처도 있지만 그것을 드러내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마음이 쓰였다.”
오랜만에 멜로영화로 복귀한 정우성은 기억을 잃은 남자의 공허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보이지만 안은 텅 비어버린 남자, 자기 자신 외에 모든 것이 변해있는 상황에서 두려움이 있는 남자의 상황을 좀 더 보여주고자 했다 사랑에 빠진 이후에는 점차 안정되고 변화해가는 남자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
김하늘은 “단순한 멜로가 아닌 그 안에 흩어진 조각들을 맞춰가는 재미가 있는 영화다. 그런 점을 맞춰가며 연기하는 것이 색달랐다”고 촬영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