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온 나라가 벌집쑤셔놓은 듯 난리법석이다.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대표 구명로비 과정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전관예우와 법조브로커라고 하는 법조계 안팎의 두 악(惡)의 축 때문이다. 이 둘의 악의 많고 적음을 가르기는 쉽지 않다. 대개는 은밀하게 이뤄지는 것이라 잘 드러나지 않는 법이지만 대형 법조비리가 터질 때마다 언제나 이들 전관예우와 법조브로커는 한 몸처럼 또아리를 틀고 있곤 한다. 그래서 법정 주변에는 언제나 사건과 송사가 있고, 이들 사건과 송사 주변에는 언제나 법조브로커가 활개친다. 전관예우가 먹히는 변호사를 연결하는 것만으로도 수임료의 2~3할은 챙길 수 있다는 매력때문이다. 그런데 이 전관예우와 법조브로커는 우리보다 현대 법체제가 앞섰다는 일본에서는 보기 어려운 한국의 독특한 법조 구조에서 기인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우선 전관예우를 보자. '법조 3륜’이란 말처럼 법조를 구성하는 검사 판사 변호사 이들 3자를 수레에 비유해 '법조3륜'이라고 스스로 칭한다. 이러한 인식이 전관예우를 키워왔다는 지적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법원·검찰·변호사가 수레의 세 바퀴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그중 하나에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감싸는 것이 궁극적으
북한이 비핵화 노력에 힘쓰겠다는 발언이 나와 어리둥절합니다.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 8일 열린 제 7차 당대회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總和)에서 "핵보유국으로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것인데요, 김 제1위원장이 "책임 있는 핵보유국으로서 적대세력이 핵으로 우리의 자주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국제사회 앞에 지닌 핵전파방지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세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부분이 여간 신경쓰이는 것이 아닙니다. 이 발언의 핵심은 '나도 이제 진짜 핵보유국' 선언에 있음은 금방 알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북한 문제 분석 전문가들이 분석하는 것처럼,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 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해 '비핵화' 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일반적입니다. 미국 등 국제사회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적대시 정책도 포기하라는 요구 조건을 들어주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비핵화 실현에도 노력할 것이란 뉘앙스를 풍김으로써 장기적으로 미국과의 평화협정 논의까지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이렇게 봤을 때 김 제1위원장의 발언은 '핵실
각종 선거만큼 승패가 분명한 건 드물죠. 그에 따라 명암이 확연히 갈리는 법이구요. 이번에 제20대 국회에 입성한 영광의 얼굴들 면면을 보아도, 내리 당선돼 소위 '살아돌아온' 이들로부터 '전직 의원'이란 고리표를 비로소 떼게 된 분들까지, 다들 말못할 사연과 할 얘기들이 왜 없겠습니까. 그런데, 인간이 아름다운 건 패배를 딛고 재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재수 끝에, 삼수 끝에 일군 합격의 영광과 기쁨은 갑절이 되기 때문이지요. 선거전(戰) 말고는, 각종 스포츠에서도 승패는 확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각종 스포츠를 보면서 그렇게도 열광하는 겁니다. 그러한 스포츠를 그린 영화에서도 우리는 감동을 느껴보게 됩니다. 전약후강(前弱後强)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전반전에 상대에게 밀리다가도 집중력을 다해 후반 대역전시키는 축구의 한 골, 야구의 역전포 등은 짜릿함과 함께 통쾌함마저 선사하지요. 잊을 수 없는 복싱 영화 '록키'는 패색이 짙다가도 다시 일어나 상대를 강력한 한방으로 쓰러뜨리는 극적 반전의 대명사와도 같습니다. 우리에겐 영화보다 더 리얼한 프로복싱 홍수환 선수의 '4전5기' 신화가 있지요. 1977년이었던가요, 홍수환 선수
박근혜 대통령이 3일까지 사흘간 이란 정부의 초청으로 국빈 방문하면서 머리에 두른 히잡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본래 히잡은 여성 신체를 가리는 이슬람식 복장을 총칭하는 말입니다. 박 대통령은 2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히잡의 일종인 루사리를 착용한 모습이 케이블티비 영상으로 비춰졌습니다. 루사리는 이란 여성들이 착용하는 히잡의 일종인데요, 대통령은 물론 여성 수행원들도, 여기자들도 모두 루사리를 둘렀더군요. 논란의 핵심은, 히잡은 이슬람 여성 억압의 상징이며 특히 이란혁명 이후 히잡 착용이 더욱 강화된 것으로, 여성 인권탄압의 도구가 되고 있는 것을 국빈방문하는 외국 정상에게 강요하는 것도 외교적 결례일뿐만 아니라 이를 수용한 우리측도 굴욕외교라는 점입니다. 이란의 대표적 인권변호사 시린 에바디가 2007년 펴낸 자서전 히잡을 벗고 나는 평화를 선택했다는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에 저항의 의미를 담은 것으로 알려져있죠. 더욱이 올 1월 국제적 제재가 해제된 이후 여러 외국 정상급 정치인들이 이란을 찾았으나 여성 정상으로 히잡을 쓴 이로는 박 대통령이 처음이었다는 얘깁니다. 특히 기독교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것은 다분히 종교
지난 4.13 총선에서 집권 여당은 보기좋게 대참패했다. 새누리다의 막장공천 대가가 혹독하게 돌아왔다. 여당의 정점에 청와대가 있으니,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정치를 심판했다고도 할 수 있다. 외치에 능한 반면 내치에서 국민적 불만을 잘 읽지 못하고 소통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두고 국민들이 돌아선 까닭임을 부인할 수 없다. 반사적으로, 야권은 분열됐음에도 제1당, 제3당으로 당당히 입성함으로써 정국에 대 전환을 몰고왔다. 이참에 내년 차기 대선에서 정권을 빼앗겠다는 야심에 가득차있다. 당장에 청와대와 집권당이 고개를 숙이고 낮은 자세로 나온 것은 당연했다. 국민무서운 것을 그제서야 깨닫고 자숙하는 모양새다. 그러지 않고는 남은 국정재임기간을 보장받지 못한 채 곧바로 레임덕에 걸려버릴지도 모른다. 여권이 제15대 국회이래 20년만에 여소야대 정국에 빠져든 것은 다분히 자가당착성이라 해서 틀리지 않는다. 천막당사의 고난기간을 거치며 10년 좌파에 빼앗겼던 권력을 되찾아온것까지는 좋았으나 그 고난도 잊은 채 내면에 꿈틀대던 오만함이 자신들도 모른 상황에서 도처에서 불거져나온 것이었다. '더이상 권력을 빼앗기지 않으리' 하면서 강짜놓는 야권에 대해서는 발목잡기라고 역공
정치가 경제에 비해 턱없이 비효율적임은 분명해보인다. 투입에 비해 산출이 낮기 때문이다. 고비용 저효율이란 얘기다. 지난 19대 우리 국회가 4년내내 한 것이라고는 서로가 네탓공방 속에, 서로가 발목을 잡고 한 치 앞도 나아가지 못했으니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처음부터 끝날까지 국회선진화법 타령이었다. ‘일하지 않는 국회’가 일상화하다시피 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회 본연의 업무인 ‘입법활동 성적표’가 역대 최악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되는데다, 법안 발의 건수가 의정 평가의 기준이 되면서 검증되지 않은 법안, 쓰레기 법안, 선심성 법안 등의 제출이 크게 증가했다는 지적이다. 그나마 19대 국회의 법안처리율은 발의된 법안 총 1만7757건 가운데 약 43%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지난 17대 국회 57.88%, 18대 국회의 53.62%에 비해서도 크게 낮아진 수치다. 이런 국회를 우리 국민들은 다른 한 켠에선 퍽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으니 정치적 관음증으로 봐야할 것인지, 정치적으로 성숙된 ‘호모 폴리티쿠스(정치적 동물)’로 봐야하는 건지 아리송하다. 각 당마다 당권 대권을 놓고 펼칠 지략과 술수는 소설 3국지보다 더 흥미진진한 스펙타클을 연출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