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 혼수상태에 빠진 사람들의 무의식 세계에서 벌어지는 생존 투쟁을 그린 SF물이다. 거대 스케일의 환상적 비주얼과 풍부한 액션씬이 매력적이다. 헐리우드 스타일을 추구했지만 감성이 조금 다른 러시아 블록버스터다. 물리법칙을 무시한 공간 이제는 하나의 장르로 굳어졌다고 할 수 있는 허상과 현실의 문제를 다룬 영화다. ‘빨간약’과 ‘파란약’의 선택이라는 <매트릭스>의 철학과 세계관이 핵심 테마다. 주인공이 특별한 능력을 가진 ‘구원자’일 수 있다는 설정도 흡사하다. 과학적 상식이 무시되는 뒤집히고 뒤틀린 세계의 비주얼, 꿈과 현실을 오가는 내용은 <인셉션>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의외로 독자적인 설정들을 쌓으며 참신한 세계관을 보여준다. 꿈의 세계를 표현하는 SF적 상상력과 영상미, 캐릭터들 간의 갈등과 위협적 상황의 압박 등이 계속되며 펼쳐지는 액션, 깔끔한 스토리 구조는 상당한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다. 잠에서 깨어난 빅터는 건물도 사람도 불완전한 형태에 중력과 물리법칙을 무시한 이상한 세계와 마주하고 혼란을 느낀다. 그 속에서 갑자기 나타난 정체불명의 괴물과 그 괴물로부터 자신을 구하는 낯선 사람들을 만
[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 5살 때 자신과 엄마를 떠난 후 30년만에 아버지로부터 초대의 편지를 받은 노발. 해안가 외딴집에 도착한 노발은 그곳에서 아버지를 만나지만, 이상하고 섬뜩한 느낌을 받는다. 고어적 표현이 난무하는 코믹 스릴러로 <반지의 제왕>의 엘리야 우드가 주연을 맡았다. 2019년 시체스국제영화제 최고작품상 노미네이트 작이다. 심리적 지하실에 존재하는 <컴 투 대디 : 30년만의 재회>는 흥미로운 소재의 영화다. 실체를 모르는 아버지와의 만남이라는 소재는 강력한 미스테리를 유발한다. 가족을 떠난 것에 대한 사과나 후회도, 아들의 상처에 대한 동정도 없는 아버지는 오히려 노발에게 사람을 죽인 경험이나 성적인 표현 등 부자관계에서 금기적인 말을 해댄다. 노발은 기대와 전혀 다르게 거칠고 공격적인 아버지에게서 서먹함과 공포감을 느낀다. 자신을 위협하는 아버지의 행동에 노발은 혼란스럽지만 그것이 자신의 착각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결국 노발은 솔직한 대화를 요구하게 되고, 두 사람의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분위기는 반전을 맞이한다. 끝까지 무난한 스릴러로 진행됐다면 이 영화는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관계 설정에서 기대할 수 있는 상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권태로운 삶의 한가운데 뛰어든 독특한 소년 모지스로 인해 처음으로 강렬한 생의 감각을 느끼게 된 소녀 밀라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드라마. 제76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배우 토비 월레스가 신인 배우상에 해당하는 ‘Best Young Actor’를 포함해 2관왕을 수상했고, 데뷔작으로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됐으며, 트란실바니아 국제영화제작품상과 관객상, 팜스프링스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감독상, 상파울루국제영화제신인 감독 경쟁 부문 작품상, 평요국제영화제 갈라 작품상, 마라케시국제영화제베스트 액터상 등을 수상했다. 삶과 죽음에 대한 묵직한 사색 불치병을 앓는 16세 밀라는 호주 시드니의 근교, 빈민가 근처 중산층 동네에서 부모님과 함께 산다. 밀라의 가족이 사는 곳은 마약중독자, 이민자, 애견미용사, 피아니스트, 치료사, 임신한 젊은 싱글맘, 학생들이 서로 이웃하고 있는 동네다. 유대감과 동시에 내면에 복잡한 감정이 얽혀있는 이들 가족 앞에 불현 듯 모지스가 나타난다. 안전한 중산층인 밀라의 가족이 사는 세계 밖에서 찾아온 문제적 인물 모지스는 밀라의 일상을 바꾼다. 부모님은 이 예측불가의 괴상한 인물이 못마땅하지만 아픈 딸에게 즐거움을 줄 수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방랑식객’ 임지호 셰프가 생이별한 친어머니, 가슴으로 기르신 양어머니, 긴 시간 인연을 맺은 길 위의 어머니를 위해 그리움으로 짓고 진심으로 눌러 담아 정성껏 차린 한상차림, 10년의 여정 속에서 우러나는 인생의 참맛을 그린 작품이다. 핫독스 국제 다큐멘터리영화제초청을 비롯해 국내외 14개 영화제에 초청됐다. 그리움으로 짓고 진심을 눌러 담은 주변 자연을 재료로, 자연 자체에서 영감을 받아 즉흥적으로 요리를 창조하는 ‘방랑식객’ 임지호 셰프의 삶과 요리에 담긴 철학을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10년에 걸쳐 담아냈다. 그가 세계적인 요리사이자 자연요리연구가가 된 배경에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자리하고 있다. 얼굴조차 모르는 친어머니, 임종을 못 지킨 양어머니의 가슴 아픈 사연을 지닌 임지호 셰프는 어쩌면 만났을지도 모를 어머니를 생각하며 길에서 인연을 맺은 많은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음식을 대접했다. 전국을 떠돌며 식재료를 채취하던 임 셰프는 지리산에서 김순규 할머니를 처음 만났다. 소박하지만 풍성한 마음이 담긴 냉이 된장국을 끓여준 김순규 할머니에게서 그리운 어머니의 사랑을 느낀 임 셰프는 모자의 인연을 맺고 10년의 정을 쌓아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뚱뚱한 사람을 그리는 화가’로 알려진 페르난도 보테로의 작품과 인생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콜롬비아의 가난한 시골 출신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화제의 예술가가 되는 과정과 함께 독자적인 ‘보테로 스타일’을 창조하기까지 그의 작품 활동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한다. 콜롬비아의 국민 영웅 ‘색채의 마술사 ’, ‘남미의 피카소’로 불리는 보테로는 ‘콜롬비아의 국민 영웅’으로 여겨질 만큼 빛나는 업적을 자랑하는 화가이자 조각가로, 현존하는 미술가 중 가장 폭넓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살아있는 거장이다. 전세계 주요 지역 6곳에 작업실을 두고 끊임없이 작업 활동을 이어가며 40여개국에서 100회 이상의 대규모 전시를 진행했다. 현존 작가 최초로 대규모 샹젤리제 전시를 개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프랑스인이 아닌 콜롬비아 출신 외국인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만한 사건이다. 남미적 감성의 다채로운 색감과 풍만한 볼륨감, 유머를 담고 있는 보테로의 작품은 대중적으로 넓게 사랑받고 있다. 레오나르도다 빈치의 ‘모나리자’를 새롭게 해석한 ‘12세의 모나리자’ 시리즈 등 익숙한 명작들을 전혀 새로운 ‘보테로스타일’로 재탄생시켜 친근감과 신선함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2차 세계 대전 종전을 앞둔 1944년, 나치 최고 사령부가 점령했던 프랑스의 한 저택에 도착한 미군 부대원들은 그곳에서 초자연적인 현상을 경험한다. <나비효과>의 에릭 브레스가 연출을 맡았고, <겟 아웃> 제작진이 참여했다.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더 기버: 기업 전달자>의 브렌튼 스웨이츠, <클로버 필드>의 테오 로시, <아메리칸 스나이퍼>의 카일 갈너. <피치 퍼펙트>의 스카이라 애스틴, <헝거게임: 캣칭파이어>의 앨런 리치슨이 출연했다. 심리적 공포를 초현실적 이미지로 나치 점령 프랑스를 지키기 위해 파견된 미군 크리스와 4명의 부대원들은 임무에 따라 프랑스 대저택에 들어선다. 이들이 저택에 나타나자 교대 부대는 서둘러 떠나고, 그 모습에 의문을 가지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하지만, 곧 부대원들은 그들이 왜 이곳을 빨리 벗어나고 싶어했는지 짐작하게 된다. 커튼 뒤의 사람 형체가 보이지만 이내 사라지는가 하면, 알 수 없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린다. 주술을 행한 듯한 흔적이 발견되고 죽은 자의 환영이 보인다. 계속되는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아무도 없는 학교에 남겨진 팡루이신과 웨이중팅에게 공포스러운 환영과 괴물들이 나타난다. 동명의 2D 호러 어드벤처게임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으로, 2019년 개봉 대만영화 중 흥행 수익 1위를 거뒀다. 제56회 금마장시상식에서 신인감독상, 각색상, 미술상, 주제가상, 시각효과상 등 5관왕을 차지했으며, 제22회 타이베이영화제에서 대상, 최우수영화상, 여우주연상, 시각효과상, 미술상, 음향상 등 6개 부문을 석권했다. 호러의 외피를 입은 역사물 팡루이신은 비가 내리는 어두운 밤 텅빈 교실에서 잠을 깬다. 후배 웨이중팅을 만나고, 모두가 사라진 학교에 두 사람만 남겨진 사실을 알게 된다. 둘은 집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학교를 벗어날 수 없다. 학교를 나가라고 말하는 장 선생님으로부터 의문의 전화가 오고, 두 사람은 사라진 선생님과 친구들을 찾아 촛불에 의지해 학교를 헤맨다. 폐허가 된 학교 곳곳에 죽음을 암시하는 문구들과 얼굴을 머리카락으로 가린 소녀가 보인다. 갖가지 무서운 환영과 혼령이 나타나고 갑자기 등장한 친구들은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한다. 기괴한 형상의 괴물들의 위협에서 도망치면서 팡루이신과 웨이중팅은 몇가지 단서들을 모으게 되
가까운 미래 어느 날, 전 세계와의 통신이 두절된 모스크바에서 비상사태가 선포된다. 지구 전체가 암흑에 빠져 통신 일체가 마비된 것. 군대를 파견해 상황을 살피지만, 도시 밖으로 나간 군인들은 연이어 실종된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제작진이 합류한 SF물이다. 신선한 소재와 ‘떡밥’들 색다른 비주얼과 스케일을 자랑하는 러시아 블록버스터다. 세련된 액션과 독특한 설정들로 이루어진 인상적 장면들이 적지 않으며, 특히, 끊임없이 몰려오는 군중들과의 후반부 전투 장면은 압도적이다. SF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종교에 대한 철학을 풀어낸 점 또한 매력적이다. 좀비 떼 같은 군중들의 폭주와 무차별적 자살폭탄 행위는 종교에 세뇌되고 노예화된 인간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갑자기 전원이 나가고 생명마저 꺼져버린 지구. 승객과 승무원이 동시에 기절하며 비행기가 추락하는가 하면, 대형 불곰 떼들이 군대를 덮친다. ‘꺼짐’에서 제외된, 지구에서 극히 일부를 차지하는 이 도시의 대중들 사이에서는 종말론이 등장하고, 종교적 행렬과 폭력적 시위로 흉흉해진다. 통신이 마비된 인근 도시로 파견된 군인들은 사라진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하던 흔적과 바닥에 쓰러져 죽은 시체만 확인할 뿐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톰과 젬마는 집을 구하기 위해 방문한 부동산에서 괴상한 말투와 몸짓을 가진 마틴이라는 중개인으로부터 소개받은 주거단지를 구경하다 그 마을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제72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부문의 화제작이며 부천 국제 영화제, 스톡홀름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해외 영화제에 초청됐다. 제52회 시체스국제영화제 오피셜 판타스틱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비인간성 강조한 미술 효과 <비바리움>은 삶에 대한 우화다. 뻐꾸기의 번식과정을 담은 도입부는 이 우화에 대한 친절하고 직설적인 설명과 암시다. 톰과 젬마는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고, 다른 새에게 새끼를 대신 키우게 하는 마치 뻐꾸기 같은 존재에게 이용과 지배를 당한다. ‘욘더’라는 주거 공간은 미스테리한 세계다. 끝없이 똑같은 집이 가지런히 펼쳐진 이 마을은 깨끗한 도로, 완벽한 날씨와 파란 하늘, 흐트러짐 없는 구름 모양을 가지고 있다. 세련되고 깔끔하게 단장돼 있지만 가공된 느낌이 거부감을 준다. 예쁘고 조용하지만 몰개성한 파스텔 톤의 집들에는 아무도 살지 않으며 마을을 지나다니는 사람도 차도 없다. 영화는 단순한 선과 색을 반복적으로 나열하고 그림자 등을 비현실적으로 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초고속 승진에 아름다운 여자친구까지 가진, 잘나가는 모기지 세일즈맨 아담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사지마비의 절망적 상황에 마주하게 된다. 장애를 극복한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제작된 감동 드라마다. <브레이킹 배드> <웨스트 월드> 등 미드로 알려진 아론 폴이 출연했고, <워킹 데드> <매드맨> 시리즈의 마이클 어펜달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진정으로 소중한 것 아담은 어린시절부터 도전적으로 자신의 삶을 원하는데로 이끌어가던 인물이다. 한눈에 반한 여자 크리스틴을 단숨에 설득해 연인이 되고, 열정적인 업무 자세로 직장에서도 인정받는다. 긍정적이고 따뜻한 성격으로 친구와 가족, 상사에게도 사랑받는 인물이다. 하지만 손바닥 뒤집듯이 인생이 역전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승진을 앞두고 성공과 행복에 취한 어느 날, 아담은 한순간에 사고로 전신마비가 된다. 눈을 감았다 떠보니 자신이 가진 소중한 것들이 사라졌다면? 영화는 비록 극한이지만, 현실에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관객에게 상상하게 만든다. 여자친구도, 직장도, 심지어 건강한 신체라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마저 상실한 상태에서 삶은 어떤 의미를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1950년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를 배경으로 두 자매의 애틋한 사랑과 애환을 다룬 드라마다. 카림 아나우즈 감독의 7번째 장편 영화로 2019년 72회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대상’, 2019년 하바나 필름 페스티벌의 ‘베스트 아트 감독상’과 2020년 FEST 인터내셔널 필름 페스티벌의 ‘베스트 필름상’을 수상했다. 자매, 자아의 거울 울창한 숲속에서 에우리디스는 함께 있던 언니 귀다가 보이지 않자 숲길을 헤맨다. 귀다의 목소리는 들리지만 울창한 나무 사이에서 언니의 모습을 찾을 수가 없다. 도입부의 ‘숲속 장면’이 함축하듯 에우리디스와 귀다의 일생은 가까이 있지만 만날 수 없는, 서로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과 길을 잃고 홀로 남겨진 고독 그 자체다. 영화의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서로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편지 나레이션은 귀다의 말처럼 사실 일기다. 자매간의 애틋함은 ‘원래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은 열망이기도 하고, 서로 보듬어주는 가족에 대한 소망이기도 하며,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갈망이기도 하다. 그 붙잡히지 않지만 끈질긴 희망 같은 존재는 비록 옆에 없지만 현실을 견디게 해주는 영혼의 연대기도 하다. 에우리디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19세기 영국 런던, 열기구 조종사 어밀리아와 젊은 기상학자 제임스가 함께 열기구를 타고 인류 최고 높이에 도전한다. <사랑에 대한 모든 것>에 이어 에디 레드메인, 펠리시티 존스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다. <와일드 로즈>, <우먼 인 블랙 : 죽음의 천사>의 톰 하퍼가 연출을 맡았고, <그래비티> 제작진이 참여했다. 비주류들이 만드는 새로운 세상 어밀리아는 사고로 남편을 잃고, 스타 열기구 조종사 부부라는 타이틀을 뒤로하고 2년간 폐인으로 지낸다. 기상학자 제임스는 어밀리아에게 다시 열기구를 조종해달라는 의뢰를 한다. 고층관층을 위해 열기구 조종사가 필요한 제임스는 주류사회에서 마땅한 조력자를 구하기 어렵다. 기상을 예측하겠다는 그의 과학적 열정은 학계에서 비웃음 거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존이 어밀리아를 유일한 희망으로 생각한 배경에는 이 같은 사정이 있다. 사교계에서 적극적으로 행동해 새로운 남편을 만나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어밀리아의 동생은 언니의 모험을 반대하고, 어밀리아를 ‘괴상한 여자’로 생각하는 제임스의 어머니도 이 프로젝트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의 꿈을 응원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로레는 새로 이사온 동네에서 미카엘이라는 이름으로 친구들을 사귄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은 셀린 시아마 감독의 국내 두 번째 정식 개봉작으로, 2011년 제작된 작품이다.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61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수상했다. 일상적이고 사랑스러운 에피소드 <톰보이>는 생물학적 성의 정체성에 따른 사회적 성의 질서나 규칙을 거부하는 소녀의 성장기를 담았지만, 이 같은 테마를 가진 기존 영화와는 차별화된 시선을 보여준다. 짧은 머리에 짧은 바지, 민소매를 입은 로레는 이사온 동네에서 처음으로 말을 걸어준 또래의 리사에게 미카엘이라는 거짓 이름으로 자신을 소개한다. 10살이라는 로레의 나이는 사회화의 기로에 서 있다. 생물학적으로도 중성적이다. 어떤 면에서 고정관념에서 자유롭고 또 어떤 면에서 그 자유를 포기해야 하는 시점이다. 손가락을 빠는 로레에게 아버지는 말한다. “나도 어릴 때 손가락을 빨았지만 나중에도 계속 그러면 그건 이상한 것이다”. 로레는 친구들과 축구를 하며 남자인 그들처럼 윗옷을 벗고 침도 뱉는다. 여동생을 보호하기 위해 거친 몸싸움도 하고 여자 친구와 로맨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