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정치란 반드시 피를 부른다. 비로소 정치의 한가운데 발을 디딘 유아인이 ‘킬방원’의 야수 본능을 일깨웠다.
천출이라는 오명을 안고 유배를 떠난 정도전(김명민)의 부재는 이성계(천호진)의 위기로 직결됐다. 이성계는 정도전과 정몽주(김의성) 사이에서 끝없이 갈등했는데, 그 사이 땅을 빼앗긴 일에 앙심을 품은 권문세족 조상원에게 피습을 당하며 생사가 불분명해진 것.
그 기회를 놓칠 리 없는 정몽주는 정도전-이성계 연합을 끊임없이 뒤흔들었다. 휘몰아치는 시련 속, 방원의 눈빛은 더욱 매서워졌고 가슴 속 열망은 점점 들끓어 올랐다. 유자 정몽주의 변화가 왕건의 저주라 믿는 아버지 이성계에게 방원은 말했다. “모든 건 인간의 일일 뿐 우리가 꿈꿔온 일은 패업이고 우린 이미 패도의 한복판까지 들어온 것입니다.”
창업, 건국이라는 듣기 좋은 말들로 포장된 이상에 젖어 현실을 직시하지 못했음을 깨달은 방원은 온몸으로 정몽주의 격파를 다짐했다. 무혈혁명의 환상을 버리고 피를 부르는 정치에 뛰어들 방원의 결심을 담은 부자(父子) 담화는 26일 SBS TV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34회 순간 최고시청률인 20.5%(수도권 기준)를 기록,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최고의 1분이 됐다.
정몽주와의 정면 승부를 선포하며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린 이날 ‘육룡이 나르샤’는 닐슨코리아 기준 전국 15.1%, 수도권 17.3%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