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저녁 8시 50분쯤 서울 남대문로에 있는 국보인 숭례문에서 불이 났다.
이 불은 숭례문 현판 바로 왼쪽 아래의 2층 누각에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소방 당국은 당초 누각 안까지는 일반인들의 접근이 금지돼 있는 만큼 방화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하지만, 2층 누각에는 전선 등 전기시설이 없는 것으로 확인해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하고 있다.
현재 서울소방재난본부가 지휘하는 숭례문 화재 현장에는 중부 소방서 등 소방차 30여대와 소방관 130여 명이 출동해 화재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화재로 숭례문에 인접해있는 시내방향, 광화문, 을지로 방향 6개 차로 가운데 3개 차로가 통제되고 있고 차량은 나머지 3개 차로를 이용하고 있다.
화재발생 3시간이 지난 11일 0시 25분쯤 2층 누각 전체가 불길에 휩싸였으며 0시 58분쯤에는 2층 지붕 뒷면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또한 불길이 점차 크게 아래로 번지고 있어 붕괴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과 서울 중구청 등에 따르면 숭례문에는 화재 경보설비가 없고, 소화기 8대와 상수도 소화전이 소방시설 전부다.
특히 야간 조명시설이 설치돼 있어 누전 등 전기 사고의 가능성이 있는 데다 일반인들의 접근이 쉬워 방화 위험도 큰 편이지만, 평일 3명, 휴일 1명의 직원이 관리하고 퇴근한 밤에는 무인경비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상공회의소 쪽에서 한 남성이 알루미늄 철제 사다리를 이용해 숭례문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을 봤다는 제보에 따라 용의자 이○○ 씨(55)를 붙잡아 조사중이다.
경찰은 “제보자들이 말하는 남자와 화재 일어난 뒤 숭례문 남쪽 서울역 인근에서 배회하던 이 씨가 인상착의가 비슷해 붙잡았다”고 밝혔다.
연행당시 이 씨는 만취상태였으며 방화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에 남아 있는 목조 건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숭례문은 태조 4년 1395년에 짓기 시작해 3년만에 완성한 것으로 지난 1990년대에 수리가 있었지만 화재가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