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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해양제국 네덜란드를 키운 종교적 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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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불관용이 제국의 흥망을 갈랐다고 역사는 말한다. 기원전 753년에 건국된 도시국가 로마를 거대한 제국으로 키운 원동력은 종교적 다원성이었다. 그러나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선대와 달리 기독교 이외의 타종교를 박해하다 그 덫에 걸려 서로마 제국이 476년 패망했다. 제국의 또 하나의 축인 동로마 제국도 이슬람과 끝없는 유혈충돌을 빚다 1453년 콘스탄티노플이 오스만튀르크에게 함락되어 종막을 내렸다. 2000년 이상 지속됐던 로마의 영광이 종교적 관용을 잃는 순간 쇠퇴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이다.
기독교는 예수 탄생 300년만에 로마제국 인구의 1/10이 믿을 만큼 번창했다. 로마는 원래 다신사회였다. 피정복지의 신도 숭배하여 로마에 신전을 지을 만큼 종교적 관용이 컸다. 그 다신사회는 유일신을 믿는 기독교가 급팽창하자 충돌이 불가피했다. 기독교가 로마에 동화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303년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가 박해에 나섰다. 그는 오히려 기독교에 패배했다. 왕위를 계승한 콘스탄티우스 대제는 반대로 기독교로 개종했다. 우상숭배를 이유로 또 다른 종교를 탄압했다. 로마제국의 번영을 가져온 종교적 다원성을 포기하자 종교적 대립과 반목이 분열과 내란을 불러 멸망한 것이다.
서로마 제국이 멸망한 자리에는 오늘날 유럽의 국가적 판도를 그리는 호전적인 왕국들이 들어섰다. 6세기말 교황 그레고리오 1세가 서유럽에서 교세를 크게 확장한데 힘입어 동로마 제국으로부터 독립적 지위를 얻었다. 이것은 기독교가 로마 가톨릭과 동방정교로 대분열하는 빌미가 되었다. 그 후 십자군이 이슬람 징벌에 나섰지만 오히려 동방정교와의 결별을 낳았다. 로마 교황청의 세속화는 종교개혁의 불씨를 당겼다. 그 과정에서 타종교-타종파에 대한 살육이 끊임없는 전쟁을 불렀다. 유대교, 이슬람은 물론이고 개종한 이교도도 박해했다. 기독교는 가톨릭, 개신교로 분열되고 개신교는 다시 분화되면서 유혈탄압이 그치지 않았다. 그 까닭에 유럽에서는 서로마 제국 멸망 이후 1000년간 제국이 출현하지 못했다.
종교적 광풍에 휩싸인 유럽에 서서히 계몽주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종교적 관용을 의무로 여겼던 시대적 사조가 1600년대 들어 세계해상권을 제패한 네덜란드연합공화국을 탄생시켰다. 그 즈음 주변국들은 인구 1,000만~2,000만명이었지만 네덜란드는 200만명에 불과했다. 나라를 지키기 어려워 영국이나 프랑스로 넘기려고 했던 소국이었다. 국교가 없던 그 나라가 1579년 건국헌장을 통해 종교의 자유를 선언했다. 그것은 유럽 전역에서 종교난민을 끌어들이는 강력한 흡인력을 발휘했다. 영국에서 박해를 받던 필그림도 이곳에서 피신해 있다 1620년 메이플라워를 타고 신대륙을 찾아 떠났다.
네덜란드의 관용정책은 거대한 인력이동을 가져왔다. 개신교와 유대교를 따라 기술과 자본이 따라왔다. 새로운 기술은 상업적 번영을 폭발시켰고 전통산업인 방적, 방직, 염색이 유럽 최고수준으로 발달했다. 대영제국은 잘 알지만 네덜란드가 그에 앞선 해상무역제국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1600년대에 들어 동인도회사에 이어 서인도회사를 세워 세계무역 독점체제를 구축했다. 이에 따라 설탕, 무기, 화학, 담배, 초콜릿, 다이아몬드 등 다양한 신규산업이 급속하게 성장했다. 스페인, 프랑스, 영국과 달리 영토확장이 아닌 상업팽창을 추구했다. 그 결과 암스테르담이 세계금융-무역의 중심지로 발달했다.
나가사키를 통해 일본문물을 유럽에 소개한 것도 네덜란드이다. 하멜이 제주도로 표류했 던 것도 그 때였다. 철기를 식기로 쓰던 유럽은 중국 도자기를 보는 순간 그 신비에 경탄했다. 귀족사회에 도자기 수집열풍을 일으킨 것도 네덜란드이다. 그것을 모방하더니 이제 네덜란드의 청화백자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문화적으로도 독창성이 분출했다. 회화도 전통예술에서 벗어나 삶을 소재로 하는 강렬한 리얼리즘을 구현했다. 렘브란트, 프란스 할스, 얀 스텐 같은 거장이 그들이다. 네덜란드는 철학자의 은신처이기도 했다. 내적 평온을 찾아 고국을 등진 데카르트, 스피노자, 존 로크는 그곳에서 집필활동에 몰두했다.
해방이후 거듭된 정치적 격동과 경제적 혼란에도 불구하고 종교적 갈등은 없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서 불교와 개신교의 마찰음이 커지는 한 복판에 정치권력이 도사리고 있다. 종교적 불관용이 빚은 역사적 불행을 깨달아야 한다.
* 본문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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