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민석 사과 전문 나오게 한 곽민수 한국이집트학 연구소장의 저격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사실관계 오류 등 역사 왜곡 지적
설민석 인지도 높은 스타강사이기에 더 조심했어야
[ 시사뉴스 홍정원 기자 ] 설민석의 수식어 '스타강사'라는 왕관의 무게는 무거웠다. 왕관을 가벼이 여기면 안되는 것이었다. tvN 사과문에 이어 설민석 사과 영상까지,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사실관계 오류 등 역사 왜곡 논란이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설민석은 지난 22일 오후 자신의 유튜브채널에 '안녕하세요 설민석입니다' 제목의 사과 영상을 올려 직접 사과했다. 논란이 불거진 지 3일 만에 사과 공식입장을 냈다.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역사 왜곡 논란은 이 프로그램 자문위원인 곽민수 한국 이집트학 연구소장(고고학자)이 지난 20일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린 글로부터 시작됐다. 한국 유일의 이집트 고고학 전공자인 곽 소장은 영국 런던대와 옥스퍼드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더럼대에서 고고학과 이집트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곽민수 소장은 지난 19일 방송된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이집트 (클레오파트라)편을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곽 소장은 "역시 걱정했던 대로 사실 관계가 틀린 내용이 차곡차곡 쌓여간다"며 "사실관계 자체가 틀린 게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언급하기가 힘들 지경이다. 지도도 다 틀렸다"고 비판했다.
그가 한 지적에는 클레오파트라 시대 배경이 된 장소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 대한 것도 포함됐다. 이어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알렉산드로스가 세웠다는 말이나 프톨레마이오스-클레오파트라 같은 이름이 무슨 성이나 칭호라며 '단군'이라는 칭호와 비교한다던가 하는 것들은 정말 황당한 수준이었다"며 "그에 비하면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VENI VIDI VICI를 이집트에서 로마로 돌아가서 말했다고 한 거 정도는 그냥 애교 수준이다"고 말했다.
또 “이외에도 틀린 내용이 많지만 생략하겠다. 재미있게 '역사 이야기'를 한다고 사실로 확인된 것과 그냥 풍문으로 떠도는 가십거리를 섞어서 말하는 것에 저는 정말 큰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설민석이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그 극치라고 할 수 있을 거 같다. 제가 자문한 내용은 잘 반영이 안 돼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보지 마시라"고 꼬집었다.
tvN 공식입장 발표부터 설민석 사과 영상까지 올리게 한 곽 소장의 이 같은 비판은 합당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역사 스타강사인 설민석의 인지도가 높아 시청자들은 그의 강의를 무조건적으로 믿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인터넷 상에는 설민석은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강의 전 철저하게 준비를 했어야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와 함께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는 엄밀히 말해 예능이 아닌 역사를 다룬 교양프로그램이기에 역사를 다루는 데 있어 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시청자 지적도 나왔다.
다음은 tvN 사과·설민석 사과 공식입장 전문이다.
■ tvN 사과 공식입장 전문(‘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제작진).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제작진입니다. 먼저 방대한 고대사의 자료를 리서치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있었던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 프로그램은 방대한 이야기의 세계사를 다루다 보니 한 편당 평균 총 4~5시간 녹화를 하고 있습니다. 방송시간 85분에 맞춰 시청자 분들께 몰입도 있는 이야기를 선사하기 위해 압축 편집하다 보니 긴 역사 강연의 내용을 모두 담기 어려워 역사적인 부분은 큰 맥락에 따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생략된 부분이 있었지만 제작진은 맥락상 개연성에 큰 지장이 없다고 판단하여 결과물을 송출하였습니다.
이에 불편하셨을 모든 분들께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제작진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자문단을 더 늘리고 다양한 분야의 자문위원님들의 의견을 겸허히 수용하겠습니다. 또한 향후 VOD 등에서는 일부 자막과 CG 등을 보강하여 이해에 혼선이 없도록 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더욱 세심한 자료 수집과 편집 과정 등을 통해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도록 더욱 주의하겠습니다. 프로그램을 사랑해주시는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 설민석 사과 공식입장 전문(유튜브채널에 올린 '안녕하세요 설민석입니다' 제목의 사과 영상).
설민석입니다. 제 이름을 걸고 하는 프로그램 중에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지난 2화 클레오파트라 편에서 제가 강의 중 오류를 범했고 그 부분을 자문위원께서 지적해 주셨습니다. 거기에 대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어제 저녁 tvN '벌거벗은 세계사' 제작진이 정중하게 시청자 여러분들께 사과 말씀을 드렸는데 제가 판단할 때에는 제작진은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다. 어차피 제 이름을 건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모든 잘못은 저한테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많이 부족하고 모자라서 생긴 부분인 것 같아요.
앞으로 여러분들의 말씀들 더 잘하라는 채찍질로 여기고 더 성실하고 더 열심히 준비하는 설민석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무쪼록 이번 일로 불편해하셨던 여러분들, 그리고 걱정해주셨던 많은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