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들이 조처한 러시아산 석유 수입금지 효과가 지지부진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올 연말이면 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서방의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제한에도 여전히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수요는 세계적으로 높다. 이에 러시아 정부 측은 이러한 제재 노력이 실패했다는 선언을 이어가며 대응하고 있다.
러시아 에너지 대기업 가스프롬의 대표 알렉세이 밀러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 경제회의에 참석해 유럽에 대한 악의는 없다고 말했다. 유럽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량이 종전보다 수십퍼센트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몇 배 상승했기 때문이다.
러시아 재무부는 이번 달에만 고유가로 인해 정부 국고에서 석유와 가스 수출로 인한 수입이 약 60억 달러(약 8조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이처럼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서방의 제재는 일부 경제학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덜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러시아산 석유는 인도와 중국 같은 비서방 국가 시장으로 수출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루블화 가치가 제재 초기 폭락했다가 러시아의 자구책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보다 더 높아지며 강세를 보인 것은 러시아산 에너지의 수입 급감의 결과라며 제재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모스크바에 있는 컨설팅 회사 PF캐피털의 수석 경제분석가 예브게니 나도르신은 러시아의 에너지 수입에 대해 "최악의 경우보다 상황이 훨씬 낫고, 아마도 기본 사례보다 더 나을 것"이라면서도 "불행히도 가장 어려운 시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했다.
러시아는 예산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아서 우크라이나 침공에 얼마나 많은 돈을 쓰고 있는지 수치화하기도 어렵다.
나도르신은 러시아 정부가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정부가 전반적인 지출을 억제하려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리고 최근 러시아가 구호 장비와 다른 기본 물품들을 부대에 전달하기 위해 앞다퉈 투입되는 모양을 보면 러시아군에 장비가 부족하며 러시아가 전쟁 자금 조달 능력에 한계가 있음을 의미한다고도 했다.
나도르신은 정부의 공식 발표에는 허세가 있으며 러시아 정부는 지출에 분명히 고통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무기 조달이 잘 안되고 있다고 추측하는 건 어렵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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