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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옛 소련 지배 불운한 현대사 앞세운 동유럽 외교전…러, 아프리카 영향력 확장 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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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식량위기 책임 서방 전가 선전 맞대응 외교전
佛·獨·英 식민지배 경험…아프리카 내 깊은 불신
폴란드, 옛 소련 침공 극복…우크라와 연대 외교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동유럽 국가들이 옛 소련 침공을 받았던 불운한 현대사를 내세워 서방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국가들을 설득하기 위한 외교전에 나섰다.

 

러시아는 전세계 식량 위기 원인을 서방 제재 탓으로 돌리고 있지만, 실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동유럽 국가들이 외교적 설득을 하는 동안 유럽연합(EU)를 중심으로 재정 지원까지 약속하고 있어 아프리카 국가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

 

동유럽 국가들이 글로벌 식량 위기의 책임을 서방에 전가하고 있는 러시아 선전전에 맞서 아프리카 국가들을 설득하는 외교 전선을 우크라이나와 함께 구축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최근 이집트 카이로를 방문해 압델 파타 알 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회담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밀 수출이 제한되면서 이집트의 식량난이 현실화 하자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폴란드 현직 대통령이 이집트를 찾은 것은 30년 만이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0일 아프리카연합위원회(AUC) 대상 화상 연설에서 식량을 무기화 한 러시아가 아프리카를 인질로 삼고있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외무 장관을 특사로 파견해 아프리카연합지도자들과 식량난 해소를 위한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뜻도 함께 밝혔다.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의 움직임은 러시아가 아프리카 국가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한 선전전과 무관치 않다고 WP는 분석했다. 현재 식량 위기의 근원이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로 촉발됐다는 러시아의 주장을 상쇄하기 위한 필요성 차원이라는 것이다.

 

이와 달리 러시아는 현재 아프리카의 식량난이 심화될수록 대러 제재 중심의 서방의 접근 방식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느긋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WP는 평가했다.

 

모스크바 내 유명 선전선동가인 마르가리타 시모냔은 "(아프리카의) 배고픔이 우리의 마지막 희망이다. 일단 배고픔이 시작되면, 그들(서방)을 정신차리게 할 것"이라며 "이 때가 그들(서방이) 제재를 해제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서방)은 그것(제재 해제)을 피할 방법이 없다는 점을 이해할 것이기 때문에 (결국) 우리와 친구가 될 것"이라며 "굶주림을 통해 이를 달성하는 것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이라고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확보한 곡물과 비료를 아프리카 국가에 제공하는 물질적 해결책을 제시하자,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이 아프리카를 설득해야 한다는 정치적 동기 부여가 됐을 것으로 WP는 분석했다.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이 룩셈부르크에서 사메흐 쇼우크리 이집트 외무장관을 만나 이집트에 대한 추가 재정적 지원을 약속한 것도 러시아 쪽으로 기울어 있는 중동·아프리카 국가를 설득하기 위한 일환이었다고 WP는 짚었다.

 

아프리카 국가 54개 가운데 약 절반 가량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는 내용의 유엔 결의안에 대한 지지를 보류했다. 이집트는 결의안에 지지를 표명했다가 어려운 입장에 처해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나빌 파미 전 이집트 외무장관은 "이집트는 직·간접적으로 충돌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두 당사자들 모두의 친구"라며 "우리는 단순히 어느 한쪽 편을 들 여력이 없을 뿐더러 그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의 외교전은 아프리카 국가에 뿌리깊게 형성된 과거 제국주의 국가들의 식민지 정책에 대한 반감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아프리카 국가 다수는 현재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영국·프랑스·독일 등 서유럽 국가들의 과거 식민 지배를 받은 경험이 있다.

 

WP는 "동유럽 국가들은 이런 역사적 부담을 갖고 있지 않다. 옛 소련 지도자들은 동유럽 많은 나라를 침공해 강제 편입했었다"면서 "제국주의로부터 벗어난 동유럽의 경험은 1960~70년대 아프리카 국가들의 독립 노력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폴란드 국제문제연구소의 아프리카·중동 책임자 제드르지 체렙 연구위원은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서부 중앙유럽과 동유럽인들은 전혀 다른 유형의 유럽으로 분류된다"며 "동유럽은 독립을 위해 싸운 경험을 바탕으로 아프리카 국가들과 소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유럽 국가는 아니지만 옛 소련으로부터 분리 독립한 경험이 있는 라트비아도 아프리카 외교전에 적극 가담하고 있다. 석유·가스 공급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와 차이가 있다.

 

에드가르스 린케비치 라트비아 외무장관은 라트비아 외교관으로는 10년 만에 이집트를 방문, 알 시시 대통령과 면담에서 유럽 국가로의 석유·가스 공급 방안을 논의했다.

 

린케비치 장관은 WP에 "동유럽의 (에너지) 문제가 카이로에서는 가장 중요한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집트가 더 많은 석유와 가스를 공급하고, 이를 유럽으로 들여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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