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영국과 미국 군당국이 10일 돈바스 전선 최대 격전지 바크무트에 근접해 있는 솔레다르를 러시아군이 반 넘게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영국 국방부는 예프게니 프리고진의 러시아군 용병 와그너 그룹 병력이 나흘 동안 이 도시를 집중 공격해 우크라이나군을 밀어내고 있다고 정기 정보알림으로 전했다.
우크라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9일 밤 야간 담황에서 솔레다르에는 "생명이라는 것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면서 러시아군은 심지어 자군 병사들이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전쟁전 인구 1만의 소읍을 깡끄리 포격 초토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쳤다고 밖에 달리리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솔레다르는 바크무트 북서쪽 10㎞에 위치해 바크무트 진격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이 도시에 있는 거대 소금광산 입구를 프리고진의 와그너 그룹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하 80m 아래에 200㎞ 가량 펼쳐지는 폐광산을 병력은 물론 탱크까지 가동할 수 있는 지하요새로 쓸 생각이라는 것이다.
러시아군은 솔레다르를 손에 넣다라도 반년 넘게 최대의 포화를 퍼붓고도 동쪽 외곽에 머물고 있는 바크무트를 함락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영국 정보 당국은 말하고 있다. 그간 증명된 우크라군의 철통 같은 방어력 때문이다.
그럼에도 9월 초 하르키우 이지움, 10월 초 도네츠크 리만 및 11월 중순 헤르손시 등에서 잇따라 퇴각했던 러시아군이 오랜만에 솔레다르에서 우위를 점해 주목된다.
러시아군은 루한스크주를 95% 점령한 직후 6월 하순부터 그 아래의 도네츠크주 서북부 우크라 통제지역 장악에 나섰으다. 그러나 5월 말 도네츠크주 남서단의 마리우폴를 완전 함락시켜 도네츠크주를 55% 점령했던 러시아는 7월부터 시도한 북중부 바크무트 공략에 번번이 실패해 점령지를 거의 한치도 넓히지 못했다.
전쟁 전 인구 7만의 바크무트는 서방 군사 전문가들의 판단에는 전략적 요충지라고 할 수 없으나 러시아는 도네츠크주 북서단 관문인 크라마토르스크와 슬로비안스크를 루안스크주에서 진격하지 못하자 그 동쪽의 바크무트를 타깃으로 삼아 이 도시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바크무트 시내에 제대로 진입하지 못한 상태다.
솔레다르 함락으로 러시아의 바크무트 공략이 획기적으로 진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