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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아내가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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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와 함께 사랑스런 아내와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처럼 이 모씨(49세)는 겉으로 보기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속사정은 그렇지 않다. 그는 결혼 초부터 16년여 간 아내에게 ‘매 맞는 남편’으로 살아왔던 것. 부부싸움을 할 때마다 아내는 내성적인 이 씨를 꼬집거나 물어뜯고 구타해 이 씨의 몸은 멍이 가실 날이 없었다. 더욱이 이 씨가 직장에서 퇴직하자 아내의 폭력은 더욱 심해졌고 퇴직금을 가로채기 위해 이 씨를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 결국 견디다 못한 이 씨는 이혼소송을 벌였고 승소해 아내의 폭력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남자가 오죽 못났으면 여자한테 맞고 살까’ 하겠지만, 아내의 폭력에 남몰래 속을 태우는 남편들이 알고 보면 우리 주변에도 적지 않다. 최근 ‘매 맞는 아내’에 대한 사건과 보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매 맞는 남편’들의 고민도 늘고 있는 것. 이미 ‘아내=피해자, 남편=가해자’라는 고정관념이 깨진지는 오래다.

 매 맞는 남편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급증 추세인데, 경제위기와 함께 불어닥친 구조조정, 조기퇴출 등으로 실직한 가장들이 상대적으로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가정 내 주도권을 상실하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아내 폭행 ‘경제적 무능력’ 이유가 가장 많다
지난해 여성부가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도 맞고 사는 남자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성부는 지난해 9~12월 혼인경험자(19~65세) 6,156명을 조사했는데, 그 결과 남성 10명 중 3명(31.2%)은 부인으로부터 비아냥거림 등 정신적 폭력을 당했고, 3.6%는 부인에게서 일방적으로 신체적 폭행을 당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편에게 맞는 여성(12.1%)의 비율보다는 낮지만 매 맞는 남편의 수도 적지 않음을 증명한다.

 실제로 그 통계를 따져보면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경찰청 통게에 따르면 아내로부터 학대를 받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신고된 건수는 1999년 167건, 2000년 218건, 2001년 347건으로 점차 증가 추세에 있다가 2002년 239건으로 잠시 줄더니, 2003년 372건으로 또다시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신고건수 일 뿐이고, 실제 가정폭력 피해 기관에 피해를 호소하는 상담건수는 한해 1,000건을 뛰어넘는다. ‘남성의 전화’에 따르면 가정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남편들의 상담건수는 2003년 1,142건, 2004년 2,000여건으로 조사됐다. 전체 상담건수의 42%에 해당하는 높은 수치다. 연령별로는 40대, 30대, 50대 순으로 많았다고. 하지만 사회적 통념으로 쉽게 인정되지 않은 매맞는 남편에 대한 수치심 때문에 남성들이 상담하기를 꺼려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사례는 훨씬 많다는게 남성의 전화 측의 설명. 상담건수 중 30%는 육체적인 폭력에 해당하고 70%는 심한 욕설이나 멸시 등 정신적 폭력을 당한 경우다.

 그 사례를 보면, 육체적 폭력을 당한 경우 심지어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아내로부터 구타를 당하거나 아내가 휘두른 흉기에 손이 찔린 경우도 있다. 신혼인 박 모(31)씨는 평소 얌전한 부인이 술만 마시면 집에 들어와 시비를 걸고 집기를 부수는 등 행패를 부린다고 상담해 왔다.

 정신적 피해 사례 중에는 실직이나 경제적 무능력 때문에 심한 욕설과 함께 “집을 나가라”고 강요당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H 씨는 “사업이 부진해 지자 맞벌이 하는 부인에게 쫓겨나 단칸방에서 생활하고 있다”며 “일단 자리를 피한 뒤 부인을 설득하려 했으나 아이조차 못 만나게 하고 이혼도 해주지 않는다”고 털어놓는다.
이밖에도 식사를 주지 않는 경우, 아내와 아이들이 남편을 왕따 시키는 경우, 다른 남편과의 경제적 능력을 비교하며 조소하는 경우, 일방적으로 잠자리를 거부하며 각방 사용을 강요당하는 경우 등의 사례가 있다.
2년 전 명퇴한 뒤 생계를 부인에게 맡기고 가사를 책임지고 있는 심 모씨(48)는 저녁 때가 되면 집을 나가 혼자 밥을 먹는다. “돈 못버는 남편 꼴 보기 싫다”며 부인이 식탁에 함께 앉기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남성의 전화 이 옥 소장은 “아내의 폭행은 남편이 실직하는 등 경제적 능력을 잃을 때 가장 많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수치는 작지만 “아내=남편’ 폭행 같은 양상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매 맞는 남성은 대개 내성적이고 소극적이지만 가정에는 충실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남편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여성들은 대외적으로는 활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보이지만 어린시절 가정폭력을 경험한 상처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설마 여자가 때리면 얼마나 때리겠냐’ 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현실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남편이 폭력의 피해자로 인정받기 쉽지 않다. 사실 최근의 상황을 보더라도 ‘매 맞는 아내’에 대한 사회적 시각과 안전장치는 계속 마련되고 있으나, 이에 비해 매 맞는 남편은 아직까지 ‘남자가 어떻게 여자한테 맞고 사냐’는 사회적 인식 때문에 어디가서 하소연도 못하고 속앓이만 하는 남성들이 대부분이다.

 이옥 소장은 “잘못된 상식이 당연시 되고 있으며 그런 편견에 가정폭력을 당하는 남편들로 하여금 고민을 털어놓고 이야기 할 수 없도록 만든다”며 “폭행을 당하는 남편들은 아내에게 힘에 밀려서가 아니라 내성적인 성격 탓에 이혼 등 가정파탄을 우려해 맞고 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매맞는 남편은 사실을 참고 숨기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믿는 경향이 있다. ‘남자가 얼마나 못났으면 여자한테 맞나’라는 주변시선이 부담스러워 문제가 커지더라도 적절한 법적 조치를 취하는데 주저하는 경향이다.

 이 소장은 “남편들 역시 매맞는 아내와 마찬가지로 아이들 문제와 직장, 사회적 명예 등 때문에 문제공개나 이혼을 주저한다”며 “특히 아내의 폭력을 신고하거나 주변에 알리면 오히려 못난 사람 취급을 받기 때문에 문제를 방치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때리는 남편과 마찬가지로 부인들의 치료와 남편들을 위한 사회적 제도가 필요하고, 자식들에게도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에 참고 숨기는 것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국성서대 사회복지학과 최선희 교수는 “부부간의 권력구조가 남성 우위형에서 남녀 평등형으로 바뀌면서 예전에 전업주부들이 겪던 고민을 남편들도 경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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