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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검은머리 파뿌리’는 옛말

  • 등록 2007.04.01 16: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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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륜지대사라는 결혼식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주례사가 바로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인식도 이젠 옛말이다. 4쌍 중 한 쌍이 이혼을 하는 세상이고 보니 황혼이혼도 부쩍 늘고 있다. 최근엔 생을 다해가는 80대 노인들도 이혼대열에 끼어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다 늙어서 무슨 이혼이냐!”며 눈총을 보내는 이도 없지 않지만 “오죽하면 다 늙어서 이혼을 결심 하겠냐”는 동정론이 대세이다.
‘여생이라도 편히 살겠다’
황혼이혼과 관련해 제일 먼저 세간들의 입방아에 오른 케이스는 바로 동아제약의 강신호 회장이다. 현재 아들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속을 태우고 있는 강 회장(80세)은 작년 황혼이혼에 도장을 찍었다. 재계의 수장으로서 남의 이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그런(황혼이혼이라는) 결정을 한 데는, 주위의 만류에도 부인의 강한 요구가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가화만사성’을 중시하는 대기업의 풍토상, 이미지에도 타격을 받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우선 전경련 회장 3연임이 무산되는 영향을 어느 정도는 미쳤다 하겠고, 4남인 아들과도 경영권 분쟁에 불씨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 부와 명예, 사회적 지위를 가진 인사도 황혼이혼의 예외는 아니라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얼마 전에도 팔순 된 할머니(최 모씨)가 “남편의 두 집 살림과 가족들에 대한 가부장적 멸시를 못 견디겠다”며 이혼소송을 냈다. 최 할머니는 남편이 1950년을 전후로 사회주의 정치활동에 뛰어들어 가정을 돌보지 않는 바람에 3남4녀의 자식들을 홀로 키우다시피 했고, 정부기관으로부터 남편을 보호하기 위해 갖은 고초도 겪어야 했다.
하지만 남편은 "무식해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며 면박을 주기 일쑤였고 가족들에게 자신의 말을 무조건적으로 따르게만 강요했다. 그것도 모자라 1964년 생활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서부터 다른 여자와 동거하면서 두 명의 자식을 낳았고, 간혹 남편에게 따질 때면 폭행만 되돌아왔다. 남편은 사업을 하면서 사회적으로 명예도 얻고 큰 돈도 벌었지만 아내 최씨는 매월 생활비를 타 써야 할 정도로 늘 가난했다고. 70세가 된 이후에도 또 다른 여자와 가깝게 지내더니 2004년 5월 생활비가 적다고 따지는 최 씨에게 폭언을 하고는 집을 나가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렸다.
최 할머니는 “고령의 나이로 몸이 허약해져 병원을 다녀야 했지만 치료비마저 받지 못하게 되자 '남은 생이라도 더 이상 무시를 당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에 끝내 이혼을 결심했다”고 토로했다.
남편은 자신의 사회적 명예가 실추된다는 이유로 이혼에 반대했지만 환갑을 바라보는 자식들도 모친의 이혼 결심을 말리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법원은 “1억 원의 위자료와 재산분할로 8억 원을 지급하라”며 최 할머니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혼율, 신혼<황혼
‘황혼 이혼’이란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90년대였다. 1995년 3월 11일자에는 회혼식 1년을 앞두고 결혼 59년 만에 남편과 이혼한 할머니(80) 사연이 실렸다. 남편으로부터 평생 학대받았다고 주장한 이 할머니는 59년 함께 살아 온 대가로 위자료 4500만원을 받았다. 1996년엔 20년 이상 함께 살다가 헤어지는 ‘황혼 이혼’이 전체 이혼건수의 10%에 달한다는 통계가 보도됐다.
현재 65세 이상의 이혼은 2005년 2천612건으로 전체 이혼 건수의 2%를 차지할 정도다. 1990년대부터 일본에서 불기 시작한 ‘황혼 이혼’ 열풍이 우리 사회에서 드센 바람으로 불어닥치고 있다. 특히 황혼이혼이 80대로 확대되면서 ‘고령화’가 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 같은 현상은 통계상으로도 나타난다.지난해 협의이혼을 신청한 부부는 신혼부부 보다 황혼이혼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기간 1년 미만인 부부의 이혼율이 높을 것이라는 그동안의 사회적 통념을 깨뜨린 결과이다. 가정법원에 따르면 동거기간별 협의이혼 신청 건수는 결혼 후 ‘26년 이상’이 605명(18%)으로 가장 많았고, ‘7~10년’이 443명(15%), ‘16~20년’ 476명(14%)였다. 반면, ‘1~3년’은 10%(358명), ‘1년 미만’은 4%(141명)에 그쳤다. 황혼 이혼이 신혼부부 이혼보다 4.2배 많은 셈이다.
이혼 사유로 보면 ‘알코올·약물중독’(39%)에 의한 이혼이 ‘경제사정’(20%)과 ‘외도’(13%)를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이기춘 서울가정법원 상담위원은 “신혼부부보다는 가부장적 사회분위기 속에서 참고 견디던 여성들이 자녀 독립 후 이혼을 제안하는 경우가 이혼의 주된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일본 단카이 세대 황혼이혼 걱정
그렇다면 갑작스럽게 황혼이혼이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황혼이혼이 급증하는 것은, 이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사회적으로 점차 줄어들고, 자식교육에 더 이상 얽매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으로 분석이 지배적이다. ‘자식 때문에...’ 참고만 살았던 것에서 남은 인생을 좀 더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욕망이 작용하는 것이다. 자녀가 미성년인 경우에 발생하는 친권, 야육권 문제를 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점도 황혼이혼을 부추긴다.
A 할머니는 “구두쇠 남편 시집살이에 진저리가 난다”며 이혼을 요구했다. 할아버지는 성격이 괴팍해 손자들 보는 앞에서도 욕을 하며 밥상을 뒤엎고, 발로 걷어차기도 했다고 할머니는 이혼사유를 밝혔다. 할아버지는 아파트 한 채를 할머니 이름으로 해주겠다며 달랬지만 할머니는 “라면 끓여 먹고 살더라도 얼굴 안 보고 사는 게 낫다”며 끝내 이혼했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통상 이혼신청이 여성보다 남성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안정을 원하는 할아버지는 이혼을 반려하는 반면, 가부장적인 틀 안에서 살아온 할머니들은 이혼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것이다. 흔히들 ‘여자는 혼자 살 수 있어도 남자는 돌봐줄 여자가 없으면 못 산다’는 말도 이와 무관치 않다. 남편의 12%가 아내가 없으면 한 달 내 폐인이 된다는 조사도 이런 설을 뒷받침한다.
우리는 그나마 사정이 조금은 나은 편에 속한다. 일본은 최근 늘어나고 있는 황혼이혼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대량퇴직을 하게 되는 세대를 ‘단카이 세대’라고 하는데 이들이 퇴직 후에는 황혼이혼이 급증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단카이 세대’는 약 700만 명으로 추산되며 일본의 생산인구의 10%를 점하고 있다. 그런데 올해 4월부터 남편이 납입한 연금의 50%를 부인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한 개정이혼법이 시행이 한몫 한다. 오랫동안 남편으로부터 외면 받아온 아내들이 연금 수령 시점에서 이혼을 희망하는 경우가 많이 생길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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