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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뱀처럼, 고양이처럼 강렬하던 그녀…나스타샤 킨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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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필호 기자] 나스타샤 킨스키(54)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쪽으로 고개를 기울이고, 머리를 만지며, 정면을 바라봤다가 옆자리에 앉은 심사위원과 눈을 마주치면서 한 단어 한 단어 천천히 말했다. 킨스키는 딱 여배우 같았다.

2일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에서 열린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부문 심사위원 기자회견에 참석한 5명의 심사위원 중 가장 주목받은 이는 역시 독일 배우 나스타샤 킨스키였다.

킨스키는 1970년대 후반~1980년대 세계 영화팬의 가슴을 흔들어 놓은 여우다. 젊은 영화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인물이지만, 40~50대 남성 영화관객에게는 '책받침 여신' 소피 마르소만큼 보기만 해도 가슴 떨리게 하는 배우다. 전성기 169㎝ 55㎏ 34-23-33인치의 몸매로 모델로도 활약했다.

'한국에서 당신은 많은 남자의 첫사랑과도 같은 존재였다'는 말을 들은 킨스키는 "저는 한 국가에 소속된 국민이 아니라 세계인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았어요. 그런 이야기(첫사랑 관련)를 들으면 놀라워요. 몸둘 바를 모르겠어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1988년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이기도 한 킨스키는 부산국제영화제 심사위원을 맡은 이유에 대해 "싱가포르에서 우연히 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를 만나 이 영화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 영화제는 처음이어서 기쁜 마음으로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나스타샤 킨스키가 한국에 온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킨스키는 정확하게 떠올리지는 못했지만, 30년 전에 한국에 왔었다고 기억했다. "한국에 다시 오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당시 절에 간 적이 있는데, 영적인 체험을 했다. (한국을) 아름다운 곳으로 기억하고 있었다"고 인사했다.

기자회견 내내 소녀 같은 모습을 보여준 킨스키였지만, 심사위원으로서는 자신이 영화를 어떻게 보고, 판단해 심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똑부러지게 말하는 모습도 보였다. "감동을 주는 영화, 여운을 주는 영화가 어떤 작품인지 볼 것"이라며 "영화를 통해 우리가 느끼는 감정, 그것은 결국 사랑이 될텐데, 그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을 고를 것"이라고 답했다.

나스타샤 킨스키는 10대 시절 모델로 연예계에 발을 디뎠다. 이후 빔 벤더스 감독의 '빗나간 동작'(1975)을 통해 배우의 길을 걷는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테스'(1979)에 출연했고, 이 영화가 1981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3개 부문에서 수상하면서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후 유럽과 미국을 오가며 30여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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