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2015 프레지던츠컵이 8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마쓰야마 히데키(23·미국)의 티샷과 함께 시작됐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개최되는 미국대표팀과 유럽을 제외한 세계연합팀(인터내셔널팀)의 골프 대항전에 세계 골프팬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골프팬들 또한 세계적인 축제를 즐기기 위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경기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다.
1번홀 티박스가 잘 보이는 관람석에는 해외 원정 응원단의 떠들썩한 응원 소리가 울려 퍼지며 축제 분위기를 만들었다. 선수들이 샷을 준비하는 순간 주변이 고요해졌지만 경쾌한 타격음이 들린 후 일제히 탄성과 환호가 쏟아지기를 반복했다.
비교적 정적이 흐르는 선수연습장에서 주모(52)씨는 아들과 함께 경기를 앞둔 대니 리(25·뉴질랜드)의 벙커샷 연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주씨는 들뜬 목소리로 "TV에서 보던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선수들의 절제된 동작 하나하나가 감동이다"며 기쁨을 표현했다.
아들과 함께 자주 골프를 즐긴다는 주씨는 "골프는 몸과 마음이 따로 움직이는 스포츠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간결한 플레이를 보는 것이 실제 경기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괜히 많은 사람들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가며 대회장을 찾은 것이 아니다. 실제로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려면 비행기값을 포함해 훨씬 더 많은 돈이 든다"며 "아들이 조던 스피스(22·미국)의 팬이다. 이곳에서 스피스를 기다려 그와 함께 출발할 것이다"고 밝혔다.
열성 골프팬만 송도를 찾은 것이 아니다. 수려한 경관의 코스에서 휴식을 취하기 위해 티켓을 구입한 시민들도 있었다.
직장인 박희연(32)씨는 9~11일 연휴를 맞아 이날 월차를 내고 골프장을 찾았다. 골프를 좋아하지만 한 번도 갤러리로 나선 적은 없었던 그는 "휴가 첫날 행선지로 이곳을 선택했다. 외국인들도 많고 경관도 이국적이라 해외에 온 것 같다. 세계적인 축제에 참여하는 기분이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대회 운영에 대한 불만의 소리도 나왔다. PGA 규정에 따라 대회장 반입 물품을 금지하다보니 소지품 검사로 입구에 사람이 몰렸다.
이날 첫 조로 경기를 하는 아담 스콧(35·호주)의 팬인 김주희(58)씨는 입구에서 시간이 지체돼 스콧의 플레이를 처음부터 지켜보지 못했다.
그는 "식음료조차 반입이 안되면서 입구부터 매점이 줄을 이은 모습이 보기 안좋았다. 너무 수입에 치중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운을 뗐다.
평소 국내 대회에도 자주 갤러리로 참가하고 있다는 그는 "이렇게 갤러리들에게 엄격한 규제를 가한다고 해서 그것이 실제로 대회 관리에도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몸값에 차이가 있다고 해도 국내 선수들 역시 프로들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