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제 음악 인생의 시즌 2가 시작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47)이 9년 만에 11번째 정규 앨범 '아이 앰 / & 아이 앰(I am/& I am)'을 발표한다. 데뷔 25주년을 맞았지만 과거의 영광을 정리하고 추억하는 기념앨범이 아니다. 앞으로의 신승훈을 암시하는 새 정규 앨범을 준비했다.
"처음 '미소 속에 비친 그대'를 했을 때 음악을 너무나 사랑해서 잘 모르고 덤볐던 그 열정에 지금은 노하우가 생기고 절제할 줄 아는 마음을 배웠습니다. (25주년이라고)축하 받을 시간이 없어요. 앞으로 또 20년 동안 할 음악의 새로운 시작이기 때문에."
앨범 타이틀 '아이 앰 / & 아이 앰'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금까지 대중이 사랑했던 신승훈의 모습, 그리고 앞으로 보여 줄 신승훈의 모습을 두 파트로 나눠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왜 다른 길을 가느냐'고 했던 분들께 다시 돌아왔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고요, 9년 동안 미니앨범을 발표하면서 여러 장르를 노래했던 실험 정신도 표현하고 싶었어요. 저는 계속 좋아하는 장르, 무조건 하고 싶은 장르를 할 것 같아요."
29일 자정 발매하는 파트1 '아이 앰'에는 지금까지 팬들이 사랑한 신승훈 스타일의 노래를 담았다. 주특기인 애절한 발라드가 중심이 됐다. 신승훈은 "신승훈의 노래를 사랑했던 사람들이 환호해 줄 만한 노래"라고 소개했다.
타이틀 곡 '이게 나예요'는 신승훈 특유의 애절한 발라드다. 짙은 호소력으로 무장했지만 과한 감정표현과 자극적인 후렴구는 뺐다. 곡은 시종일관 밋밋한 듯 하면서 담백하게 흐른다. 송재림과 공승연이 출연해 이별한 다음 날 남녀의 다른 하루를 담담하게 그린 뮤직비디오도 인상적이다.
"웃으면서 우는 모습이 가장 슬프다고 생각해요. 이 노래가 그런 노래가 아닐까. 일부러 울게 하지 않고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도 눈물이 고이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담백함을 뽑아내기 위해서 믹싱 네 번, 마스터링 세 번을 거쳤어요."
수록곡 '해, 달, 별 그리고 우리'는 배우 김고은이 함께 했다. 가수 정준일이 만든 노래로 이번 앨범에서 유일하게 신승훈이 작사·곡에 참여하지 않았다. 스리핑거 주법의 클래식 기타와 피아노, 플루트가 어우러진 곡으로 연인들을 위한 사랑 노래다. 김고은의 '공기 반‘ 목소리와 신승훈의 '소리 반' 목소리가 훌륭하게 조화를 이룬다.
이 외에도 어번 재즈 풍의 '사랑이 숨긴 말들', 대표곡 '엄마야'를 떠오르게 하는 디스코 '아미고', 프러포즈할 때 하고 싶은 말을 담은 '우드 유 매리 미'(Would you marry me), 팬들의 삶에 위안이 되길 바라며 만든 '아이 윌'(I will)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이 실렸다.
"욕심이 많아서 장르가 다양한 게 단점이기도 합니다. 명반이라는 말을 들으려면 일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제 앨범은 혼혈이죠. 하지만 제게 어울리는 장르가 있다면 무조건 하고 싶어요."
파트2 '& 아이 앰'은 11월 중순 발매된다. 정확한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 아이 앰'에는 신승훈의 남은 음악 인생을 암시하는 음악을 담았다. 힙합·록·재즈·일렉트로닉·펑키 등 다양한 장르로 향후 방향을 제시한다.
한편 신승훈은 12월 4~6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열리는 콘서트 '더 신승훈 쇼-아이 앰 신승훈'을 시작으로 광주·대구·부산 등지에서 전국 투어로 공연을 이어간다. 내년 2~3월에는 일본 투어가 예정돼 있다.
"음악만 했던 신승훈이라 가십적으로 할 얘기 없는 사람이지만 이런 사람이 한 사람 정도는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가수는 음악으로 보여 드려야 하기 때문에 이제부터 또 음악을 시작하겠습니다. 근데 저는 언제 여자 만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