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한국시리즈 MVP(최우수선수)는 고비마다 공격의 활로를 뚫은 두산 베어스의 톱타자 정수빈(25)에게 돌아갔다.
정수빈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의 5차전 종료 후 진행된 기자단 투표에서 총 66표 중 41표를 얻어 시리즈 MVP로 선정됐다.
정수빈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7타수 3안타에 그쳤던 그는 NC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20타수 7안타 5득점으로 리드오프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내며 한국시리즈에서 활약을 기대케 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멀티히트를 때린 그는 6회 네 번째 타석에서 번트 동작을 취하다가 삼성 투수 박근홍의 공에 손가락을 맞아 교체되는 불운을 맞았다. 정밀 검진 결과 왼손 검지가 찢어져 여섯 바늘을 꿰맸고, 정수빈은 2차전에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하지만 정수빈은 수비가 안되면 대주자 또는 대타로라도 팀에 기여하고 싶다고 강한 출전 의지를 드러냈다.
결국 3차전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선 정수빈은 악바리 근성을 보여주며 2루타 포함 3차례 출루에 성공했다. 팀도 승리하며 시리즈를 유리하게 끌고 갔다.
이어 4차전에서도 멀티히트를 때려내며 팀 승리에 공헌한 정수빈은 5차전에서는 우승을 확정짓는 3점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4타점으로 폭발했다.
정수빈은 이번 시리즈 총 4경기에 선발 출장해 타율 0.571(14타수 8안타), 홈런 1개, 타점 5개로 팀이 4승1패로 삼성을 꺾고 감격스런 우승을 하는데 기여하고 MVP까지 차지하는 두 마리 토끼를 낚았다.
경기 후 정수빈은 "14년 만에 우승한 것이다. 매번 준우승을 했던 한을 오늘 다 푼 것 같다"며 "올해는 2013년보다 두세배 더 뭉쳤던 것 같다. 그래서 끝까지 편안하게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동갑내기 팀 동료 허경민과 MVP를 놓고 경쟁한 것과 관련해 그는 "누가 봐도 경민이가 제일 잘하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경민이가 못쳤고 내가 쳐서 그렇게 됐다"며 "경민이에게 미안하지만 다같이 우승했다"고 위로의 말을 잊지 않았다.
부상으로 받은 승용차를 부모님에게 드리겠다고 밝힌 정수빈은 "포스트시즌까지 150경기를 넘게 했는데 푹 쉬어야겠고 손가락도 치료를 해야 할 것 같다"며 "운동하면서 여태까지 못했던 것, 놀기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내가 팀에 있는 한 포스트시즌에도 매번 나가고 우승도 하고 싶다"며 "삼성처럼 4연패에 도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