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필호 기자] "행사 내용은 마음에 드는데 대기 시간 좀 줄여줬으면 좋겠네요. 입장권 받는 데만 50분이 걸렸어요. 주말은 완전 '헬게이트(불편을 뜻하는 인터넷 신조어)'가 열릴 것 같아요."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 2015'가 12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게임, 이제부터 시작이다'를 주제로 나흘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지스타 개막식이 진행되는 12일 오전 10시 이전부터 벡스코 제1전시관 앞 주차장은 입장권을 현장 구매하거나 초대권을 바꾸기 위해 늘어선 게임 팬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줄을 선 게임 팬 상당수는 10~20대 남성들이다.
지스타를 위해 전날인 11일 서울에서 왔다는 대학생 최모(25)씨는 "지스타에 오면 신작을 남들보다 먼저 볼 수 있고 '레어템(희귀 아이템)'도 구할 수 있어 매년 참가한다"며 "입장하는데 50분 정도 걸린 것 같은데 대기시간만 조금 줄여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최씨는 "게임 개발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면서 "머지않아 이용자가 아닌 게임 개발자로 지스타에 참가하고 싶다"고 웃었다. 최씨는 경비를 줄이기 위해 인터넷 카페 회원들과 '룸쉐어(혼숙)' 형태로 부산에 머물고 있다고 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BTC(Business to Consumer)관이 들어선 벡스코 제1전시관은 12일 낮 12시 입장이 시작되자마자 넥슨, 엔씨소프트, 네시삼심삼분,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 등 참가사별로 십여개 '인간띠'가 생겼다.
올해 지스타는 BTC관 참여 게임사들이 많이 줄었지만, 넥슨과 네시삼십삼분 등 참가사가 대거 미공개 신작을 출품하고 시연회 등 참여 기회를 늘려 게임 마니아들의 마음을 달랬다.
긴 대기시간에 따른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경품 증정 행사와 게임 캐릭터로 분장한 모델 촬영회, 유명 프로게이머 사인회 등 크고 작은 행사들도 전시관 곳곳에서 진행됐다.
넥슨 '팬파크' 부스에서 만난 재수생 김모(20)양은 "게임 캐릭터에 관심이 많다"며 "다양한 작품을 즐길 수 있어 마니아 입장에서는 더없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넥슨은 올해 '놀이터'를 주제로 마니아들이 콘텐츠를 체험해보는 부스를 꾸몄다. 팬파크는 유저가 넥슨 게임을 활용해 창작한 콘텐츠를 전시한 공간이다.
올해 지스타 참가사들은 게임 시연은 물론 e스포츠리그, 게임 지식재산권 활용 애니메이션·뮤지컬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PC온라인 게임 콘텐츠가 부족해 아쉽다는 지적도 나왔다. 올해 지스타는 PC온라인 게임보다는 모바일 게임 중심으로 출품작이 꾸려졌다.
2010년부터 매년 지스타에 참가했다는 게임 마니아 박모(29)씨는 "모바일이 대세인 것은 알지만 PC온라인 신작이 드물어서 아쉽다"며 "내가 먼저 해본다는 만족감 때문에 시간과 비용을 쪼개 참석하는 건데 계속 올 건지는 장담 못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