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소말리아 당국이 3000m 이상 상공에서 여객기의 동체에 구멍이 뚫려 비상착륙한 사고와 관련, 초기 조사에서 폭발원인을 테러보다는 기체 결함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
소말리아 정보부의 고위 관리는 정체불명의 폭발 원인에 관해 "폭탄은 아닐 것으로 믿는다"며 "기압(air pressure)에 의해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이 관리는 "초기 조사 결과에서는 비행기 이륙 후 기체 안에 많은 공기가 있었던 것으로 나왔다"며 "이 공기가 폭발을 일으키면서 화재가 발생하고 여러 사람이 다쳤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소말리아 정부 관리들도 AP통신에 "지금까지 범죄 행위와 관련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일(현지시간) 소말리아 모가디슈 국제공항에서 아프리카 동부 지부티를 향해 출발한 다알로항공 여객기가 이륙 직후 약 1만1000피트(약 3350m) 상공에서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우측 날개 부근 동체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여객기는 이륙하자마자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고로 승객 1명이 기체의 구멍 밖으로 빨려 나가 사망하고 다른 승객 2명이 부상했다.
여객기는 모가디슈 공항에 안전하게 비상착륙했고 승객과 승무원 74명이 긴급대피했다. 현재 소말리아 항공당국이 사고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소말리아 당국은 폭발의 원인을 기압차에 따른 사고로 보는 반면, 미국 정부는 소말리아 무장단체 알샤바브의 계획적인 테러로 추정하고 있다고 폭스 방송이 수사당국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랍어로 청년이라는 뜻인 알샤바브는 2012년부터 알카에다와 연대한 급진 무장세력으로 조직원은 7000~9000명으로 추정된다.
다만 미국연방수사국(FBI)는 이번 사고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있으며 미 국토안보부 산하 교통안전청도 보안 강화와 같은 조치는 취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폭스는 전했다.
항공 전문가와 사고 여객기의 조종사도 폭탄에 더 가능성을 두고 있다.
여객기 기장 블라트코 보도피벡은 AP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폭탄에 의해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본다"며 "만약 비행기가 더 높은 상공에 있었다면 상황은 훨씬 더 나빴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종사 블라디미르 보도피벡도 세르비아의 일간 블리크에 "그것(폭발원인)은 폭탄이라고 생각한다"며 "운좋게도 비행제어장치는 파손되지 않아 공항으로 회항해 착륙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 항공전문가도 기체 사진을 분석한 후 AP통신에 "파소된 부분은 폭발물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다알로 항공의 모하메드 이브라힘 야신 대표는 사고 원인에 대해 "지금 시점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는 지금 단계에서는 아무 것도 배제할 수 없다"고 AP통신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