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분양 아파트의 계약률을 높이기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대출 조건 완화는 기본이고, 선물 공세에, 입주 때 집값이 안 오르면 해약을 해주는 회사까지 있다. 청약률 '제로(0)' 아파트가 속출하는 등 미분양 공포가 확산되자 빠른 시간내 분양 물량을 털어 내려는 것이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분양 아파트를 중심으로 대출 조건 완화가 이어지고 있다. 금호건설은 현재 분양중인 부천시 중동 리첸시아 주상복합아파트에 대해 계약금을 5%씩 2회 분납해 주고, 총부채상환비율(DTI) 때문에 중도금 60%를 다 대출받지 못할 경우 회사가 60%에 미달하는 부분을 이자 후불제로 대출해 준다.
한화건설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꿈에그린 파크'(212가구) 주상복합아파트 미분양분에 대해 중도금 60%중 30%는 무이자로 빌려주고, 나머지 30%는 입주시 잔금과 함께 낼 수 있도록 이자 후불제로 대출해 준다. 또 계약금은 10%에서 5%로 낮추고 이중 1천만원은 계약시점에, 나머지는 한달 내 납부하도록 했다.
이 아파트 분양을 맡고 있는 스타파라의 박종관 사장은 "DTI 때문에 대출이 제한된 사람이 많아 이런 방법을 택했다"며 "지난 주부터 대출 조건을 바꾼 결과 한 주 만에 50-60가구가 팔릴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초 분양했던 서울 중구 회현동 플래티넘 미계약분에 대해 계약금, 중도금을 각각 10%로 낮추고, 나머지 80%를 모두 잔금으로 넘겨주고 있다. 계룡건설은 지난해 최고가 아파트로 관심을 끈 서울 강남구 도곡동 계룡리슈빌의 중도금 60%를 이자후불제로 변경했다.
'여심(女心)'을 겨냥한 경품 마케팅도 등장했다. 신동아건설은 일산 덕이지구 '하이파크시티 신동아 파밀리에' 계약자 가운데 17일 오후 추첨을 통해 루이뷔통, 에르메스, 샤넬, 구찌 등 명품 핸드백 14종을 나눠줄 예정이다. 동문건설은 지난 달 분양한 수원 화서역 '동문 굿모닝힐'(293가구)에 대해 원금보장제도를 도입했다. 원금보장제란 아파트 가격이 기준시점에 회사가 제시한 수준까지 오르지 않을 경우 희망자에 한해 납부한 분양대금 전액을 환불해 주는 제도다.
동문건설은 이 아파트에 대해 입주후 3개월내 분양가 대비 109-110㎡는 3천만원, 143㎡는 4천만원이 오르지 않을 경우 계약자가 원하면 납부한 원금을 돌려줄 예정이다. 또 중도금 50%에 대해서는 이자후불제로 대출해 준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경기 침체와 상한제 영향 등으로 계약을 망설이는 사람이 많아 이런 판촉행사를 하게 됐다"며 "분양 대기자들의 반응이 좋아 계약률 제고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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