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이혜은 기자] 수도권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집단감염이 또 다시 발생하면서 지역 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최근 발생한 집단감염의 경우 상대적으로 감염 위험도가 낮을 것으로 예상됐던 실외와 소규모 접촉 등에서 나타나 언제 어디서든 감염에서 안심할 수 없게 됐다.
3일까지 최근 2주간 발생한 집단감염은 최소 8건 이상이다. 강서중앙데이케어센터, 송파 사랑교회, 서울 신명투자, 송파 지인 모임, 경기 포천 군부대, 강원 홍천 캠핑장, 광주광역시 일가족, 부산 러시아 선박 관련 집단감염들이다.
여기에 지난 2일 서울 강남 일대 커피 전문점과 식당에서도 집단감염이 나타났다. 두 건을 별개의 집단감염으로 계산하면 최근 2주간 최대 10건의 집단감염이 발생한 상태다.
강남 커피 전문점에서는 지표환자를 포함해 회의가 있었고 여기서 2명이 감염됐다.
지난 2일 0시 기준 13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신명투자 관련 집단감염은 지표환자와 자택에서 모임을 가진 지인 6명이 감염됐다. 나머지 6명은 확진자들의 접촉자다.
지난달 30일 0시 기준 8명의 확진자가 나타난 송파 지인 모임도 역학조사 결과 지표환자와 접촉자들이 자택에서 활동을 함께한 것으로 확인됐다.
5월 초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수도권의 산발적 집단감염은 유흥시설이나 물류센터 같은 사업장, 교회 등 종교시설, 고위험군이 생활하는 요양시설 등에서 발생했다.
이러한 시설들은 밀폐된 공간에서 다수가 밀집한 상태로 밀접한 접촉이 발생하게 된다. 정부는 밀폐·밀접·밀집 등을 '3밀'로 규정하고 이러한 환경이 조성되는 장소는 방문을 피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발생한 수도권 내 집단감염은 밀폐된 공간에서 다수가 밀접한 접촉을 하기 보다는 소규모 인원이 모여 대화나 식사 등을 하다가 감염 전파가 발생했다.
또 지난 1일 0시 기준 9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강원 홍천 캠핑장 관련 집단감염은 실내가 아닌 실외 캠핑 활동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기존의 집단감염과는 다른 특징이 발견됐다.
인구 이동이 많은 수도권에서는 무증상 '깜깜이' 감염자도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상대적으로 방역 수칙 준수도가 떨어지는 지인 중심 소규모 모임 등을 통해 감염을 전파했을 가능성이 높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국민들이 소규모로 만났을 때는 감염에 대한 경각심이 완화돼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며 "소규모 집단모임도 감염 위험성이 있다는 걸 인지하게 되면 이러한 사례를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모임의 규모나 성격, 장소에 관계없이 감염 전파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며 방역 수칙 준수를 생활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실외라고 해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대화하거나 밥을 같이 먹으면 확진자가 있을 때 감염이 전파될 수 있다"며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까지 코로나19 장기화는 피할 수 없다. 언제 어디서든 방역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