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살 인생’ ‘더 게임’등에서 메가폰을 잡은 윤인호 감독이 이번엔 강정마을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2008강정 생명평화축제’ 평화바다선포식에서 윤 감독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평화축제에 찾아온 여덟명의 영화인들에게 제주도청은 이벤트 행사라고 비하했다”며 “영화인들의 강정마을 지지방문이 이벤트성이 되지 않게 강정주민들이 해군기지 반대운동에 영화인들이 지속적으로 방문해서 이벤트가 아님을 보여주겠다”고 역설했다.
윤인호 감독은 이날 “22일 도청에서 기자회견 한다고 해서 제주도가 해군기지에 대해선 정치적으로는 주민들과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주민들과 소통은 하고 있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도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도청 공무원들이 ‘니들이 뭔데, 제주사람들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는냐’는 식으로 문전박대를 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주민들과 소통하지 않는 도정의 행태를 꼬집었다.
윤 감독은 “강정마을을 보면서 대추리 마을을 떠올리게 된다”며 “대추리 마을도 미군기지 문제로 결국은 사탕발림과 강제철거에 수많은 주민들이 희생당하고 마을을 쫓겨났다”며 “주민들이 왜 그런 희생을 당해야 하느냐. 만일 해군기지가 강정마을에 들어온다면 주민들의 희생은 불 보듯 뻔하다. 어느 누구의 강정도 아닌, 우리 모두의 강정을 지켜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평생을 농사일이나 바다에서 살아온 여러분들을, 운동이라곤 한번도 해보지 않은 여러분들을 누가 거리로 내몰고 있느냐”면서 “제주도정과 해군은 진정 주민들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하라”고 성토했다.
이번엔 촬영감독인 이동삼 감독이 마이크를 이어 받았다. 수중촬영 전문가이기도 한 이 감독은 "전 강정마을을 찾아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수중촬영과 다이빙으로 서귀포를 매우 여러번 왔었다"면서 "바로 이 앞에 있는 범섬에도 여러번 다녀갔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강정 바닷가에 해군기지를 건설한다고 하니 슬프기도 하고 화도 났다"고 비판했다.
이 감독은 "저는 고향이 경북 안동인데, 어린 시절 안동댐 수몰지구에거 강제이전된 이전주민이기도 하다"며 어린시절을 떠올린 후 "그 당시에야 정부가 하는 일이라면 아무소리도 할 수 없던 억압의 시절이지만 이제 시대가 다르다. 여러분들처럼 옳지 않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며 주민들을 적극 격려했다.
윤인호 감독은 이동삼 촬영감독과 함께 이번 생명평화축제 기간 중인 23~24일에 강정마을 청소년.어린이들을 위한 ‘영화교실’을 운영, 영화제작과정 전반에 대한 강의를 펼쳐 큰 호응을 이끌었다.
윤인호 감독은 아홉 살 인생(2004), 더 게임(2007), 바리게이트(1997), 마요네즈(1999) 등의 주요작품이 있고 2004년 제12회 춘사대상영화제의 ‘올해의 감독상’과 2000년 제5회 인도 케라라 국제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동삼 촬영감독은 (사)한국영화촬영감독협회 전 부이사장을 역임했고, 주요작품으로는 상사부일체,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올가미 등 다수가 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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