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병순 신임 사장이 어렵게 취임식에 성공했다.
27일 오전 10시 이 신임사장은 본관 2층 라디오 공개홀에서 취임식을 갖고 정연주 전 사장의 잔여임기인 1년4개월여 동안의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취임식은 언론에는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KBS 사원들만이 참석했다.
이에 앞서 ‘공영방송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아래 사원행동)은 오전 8시부터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주차장 입구서 이 신임사장의 첫 출근 저지를 위한 적극 행동에 나섰다.
'공영방송 사수' 검은 리본을 단 사원행동은 정문 주차장 입구에서 들어오는 차량들을 일일이 확인하기도 했다.
사원행동은 8시30분께 "우리가 8시부터 막겠다고 나서서 7시 30분께 몰래 들어가지 않을까 했었다. 그러나 이병순 신임사장이 첫 출근이니 몰래 들어가거나 하지 않고 정상 출근하겠다고 했다더라"며 "폭력이 일어나는 불상사가 벌어지지 않을 선에서 출근을 적극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사원행동 김현석 대변인은 "이병순 사장은 첫 출근이니만큼 정상적으로 출근하겠다고 한다"며 "청원경찰들을 동원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과연 이 말이 정확히 지켜질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신임사장은 첫말과 행동은 달랐다.
KBS 본관 앞에 이 신임사장이 탄 차가 도착하자 100여 명의 청원경찰들은 사원행동들을 물리적으로 밀어냈으며 기자에게도 폭언하는 등 물리적 행동을 서슴치 않았다.
이 신임사장이 청원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취임식장에 올라가자 사원행동들은 뒤따라가려했으나 청원경찰들이 막아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 신임사장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성명을 통해서 “이명박 대통령의 KBS 사장 임명은 불법”이라고 선언했다.
언론노조는 “대통령이 이병순 씨를 KBS 사장으로 임명했어도 언론노조는 대통령의 행위와 이병순 씨를 공영방송 사장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불법으로 정 사장을 해임한 이상 그 어떤 사장이 임명 되더라도 그는 낙하산이고, 더구나 방송통신위원회, 청와대, KBS 이사회가 결탁한 ‘복합범죄집단’이 사장 후보자를 밀실에서 면접한 것이 들통 나자 대체 인물을 임명제청한 꼼수는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언론노조는 “낙하산 사장을 두고 KBS의 방송독립과 자유는 없다”며 “KBS의 독립은 정 사장 해임 이전의 상태를 회복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KBS 노조는 본관 앞에 'MB정권 낙하산 사장 임명 반대'라고 적혀있는 두 개의 대형 현수막을 철거했다.
경찰은 KBS 본관 앞에 10여 대의 전경버스로 병력을 배치했으나 이번 취임식에는 개입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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