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어린이’가 지난 9년 사이 2배나 늘어나는 등 소아비만 증가 속도의 심각성이 알려지면서 정부와 여당이 본격적으로 대책마련에 나섰다.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소아비만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건강뿐 아니라 장래 성인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우려가 높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정책토론회에서 오상우 동국대의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7년 자료를 인용, “1997년 5.8%였던 어린이 비만 유병률이 2005년에는 9.7%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남자 10세의 비만율이 17.6%, 여자 17세의 비만율이 14.8%나 됐고, 서울 일부 지역 특정 연령층의 비만율은 무려 25%에 달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오 교수는 “어린이 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연결될 확률이 매우 높다”며 “비만인 어린이들은 성인이 된 뒤 당뇨, 심장병, 대장암 등 비만관련 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외국 의학 저널(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따르면 10세 이상 14살 이하 어린이 중 비만인 경우 성인이 된 뒤 비만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79%, 15세에서 17세 사이는 7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소아비만이 급증하는 이유에 대해 잘못된 식습관과 운동부족 등이 주요 이유라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김남수 한양대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가정에서 어린이를 돌보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어린이의 패스트푸드 섭취량이 늘고, 운동보다는 TV 시청이나 컴퓨터 오락 등에 빠지는 환경 탓이 크다”고 말했다.
TV 시청 시간과 컴퓨터 게임시간이 길수록 비만유병률이 높다. 건보공단 자료에 의하면 소아청소년의 TV 시청 시간이 하루 4시간인 경우 비만 유병률은 13%로 1시간 시청하는 소아청소년의 경우(6%)보다 높았다. 컴퓨터 오락 시간이 하루 4시간인 경우 비만 유병률은 15.5%로 1시간인 경우 비만유병률(8.2%)보다 높았다.
소아비만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교체육 강화, 급식관리 등 정부와 민간차원의 협조가 가장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적정한 영양섭취, 신체활동강화 를 위한 홍보를 하는 것에 더해 학교와 연계해서 체육시설강화 등을 지원하고 식품안전관련 특별법 등을 통해 건강식품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등 소아비만 해소를 제도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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