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후손이 조상땅찾기 소송에서 서울고등법원은 제3자에게 매매된 후 국가 명의로 소유권이전 되었으므로 국가귀속의 대상에는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결해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아래 친일재산조사위)는 제 3자로 된 일본인 명의 토지도 귀속재산으로 결정이 내렸다.
친일재산조사위에서는 지난 26일 서울고등법원으로부터 조사의뢰된 부평미군기지(인천시 부평구 산곡동 281-11 등 58필지 364,640㎡ 공시지가 2,564억원 상당)에 대해서 “대상재산 중 57필지는 ‘친일재산’에 해당되나,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아래 특별법)' 시행 전 제3자에게 매매된 후 국가 명의로 소유권이전 되었으므로 국가귀속의 대상에는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결정했다.
위 토지들은 조선후기 내부대신을 지낸 송병준이 1910년부터 1919년 사이에 취득한 친일재산이나, 1933년부터 1985년까지 제3자를 거쳐 국가 명의로 소유권이전 또는 보존등기 되었다.
이에 송병준 후손이 지난 2002년 9월 ‘조상땅찾기 사업’과 관련하여 국가를 상대로 소유권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1심에서 패소한 후 항소하였다가 친일재산조사위의 출범에 따라 조사의뢰 된 사건으로, 1심에서는 제3자에게 소유권 이전된 공부(公簿) 기재 자체가 위조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친일재산조사위에서 친일재산임을 확인한 이번 결정으로 인해 대상토지는 송병준 후손의 주장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일제강점기 당시 송병준이 취득한 것이 인정되고, 제3자에게 매매되지 않은 것이 되어 특별법의 시행에 의해 국가의 소유로 되었으므로 2심에서도 청구가 기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그동안 일본인 명의로 남아있는 토지에 대한 정리는 조사의 어려움 때문에 제 4자 이상의 일본인 명의 토지에 국한되어왔으나, 이날 친일재산조사위에서 제 3자로 된 일본인 명의 토지의 최초 귀속재산 확인결정이 내려졌다.
친일재산조사위는 제 3자 반충길(伴忠吉) 등 7명의 재산 43필지 13,027㎡(공시지가 6천만원 상당)의 일본인토지에 대해 최초로 귀속재산 확인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로써 친일재산조사위에서는 현재까지 일본인 명의로 남아있는 209필지 74,051㎡(공시지가 5억8천만원 상당)에 대한 귀속재산 확인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을 근거로 대상재산은 모두 국가로 귀속된다.
친일재산조사위에서는 일본인토지의 권리귀속 완수를 위해 피분배지주 명부, 인양자 명부(引揚者名簿) 등을 참고로 일제강점기 조선에 거주하였던 일본인 14만여명의 DB를 구축하여 조사한 결과 현재까지 공부(公簿)상 제 3자 이름의 일본인 33명 명의로 남아있는 300여 필지를 발견하였고, 이 중 7명의 토지를 조사하여 43필지가 귀속재산임을 확인하였다.
이는 그동안 제 4자 이상에만 국한되어 왔던 일본인 명의 토지에 대한 조사의 진일보를 의미하며, 진정한 의미의 친일청산을 향한 친일재산조사위의 역사적 업적으로 평가될 만하다.
앞으로도 친일재산조사위는 제 4자 이상 이름으로 된 일본인토지와 더불어 제 3자 이하의 일본인토지에 대해서도 조사작업을 계속할 예정이다. 친일재산조사위에서 추진 중인 일본인명의 토지조사 및 정리업무는 1949년 12월 19일 제정된 '귀속재산처리법'에 따라 권리귀속되며, 확인결정된 대상토지에 대해서는 기획재정부에 통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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