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졸업후 공장서 소년노동자로 근무 ... 검정고시 거쳐 대학 진학
윤석열·최재형·안철수 등 유복하게 성장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흙수저론'을 폈다. 힘든 삶을 살아온 이 지사가 유복하게 성장한 '금수저' 야권 대선주자들과 차별화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이 지사는 전날 대선 출마 선언에서 "위기를 이겨온 사람만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기회는 누구나 활용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위기가 더 많았던 흙수저 비주류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성과를 만들어 온 저 이재명이야말로 위기의 대한민국을 희망민국으로 바꿀 수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노력과 능력에 따라 개천에서도 용이 나는 나라, 죽음을 무릅쓰고 노동하지 않는 나라, 과도한 경쟁 때문에 친구를 증오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 사교육비에 부모님 허리가 휘지 않고 공교육만으로도 필요역량을 충분히 키우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자신을 흙수저로 칭한 그는 실제 경북 안동 출신으로 삼계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중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공장에 들어가 소년노동자 생활을 했다.
나이가 어렸던 그는 다른 사람의 신분과 이름을 빌려 여러 공장을 전전했고, 신분이나 이름으로는 성인인 채로 거친 공장 생활을 했다.
생계를 위한 공장 일과 공부를 병행한 그는 검정고시를 거쳐 학력고사에서 전국 순위 3000등 안에 드는 고득점을 냈고, 서울대 입학도 가능했지만 전액 장학금에 매월 생활비 30만원이라는 파격 조건을 내민 중앙대 법학과에 진학했다.
이 지사는 2015년 페이스북에 "어렸을 적 지독한 가난으로 초등학교만 졸업한 뒤 성남의 한 공장에서 일을 해야 했고, 어느 날 기계에 왼쪽 팔을 눌려 장애 판정을 받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언론 인터뷰에서도 여러 차례 자신을 '흙수저', '무수저' 등으로 표현한 바 있다.
그가 어렵게 살아온 자시의 삶을 흙수저로 표현한 것은 야권의 대선 후보들과의 차별화 전략으로 읽힌다. 이 지사의 흙수저론이 비교적 탄탄대로를 걸어온 야권 대선 주자들의 인생 행로과 뚜렷이 대비되면서 중도층과 서민들에게 호감도를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제 야권 유력 대선 주자들은 이 지사의 흙수저 스토리와는 달리 비교적 유복한 성장기를 보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태어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연세대 명예교수인 부친, 이화여대 교수인 모친 슬하에서 자랐으며, 충암고를 거쳐 서울대 법학과·서울대학원 법학과를 졸업했다.
윤 전 총장의 대안 후보로 부상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경남 진해 출신으로 경기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 법학과에 진학했다. 이후 1981년 제23회 사법시험에서 합격하며 법관으로서 첫발을 뗐다.
경남 밀양에서 태어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부친은 부산 소재 병원의 병원장이자 의사였다. 그는 서울대 의대·서울대 의과대학원 의학 석사·서울대 대학원 의학 박사를 수료한 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공학석사 및 경영학석사를 취득하기도 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경북고·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위스콘신대 대학원 경제학박사를 수료했다. 그는 13·14대 국회의원을 지낸 유수호 전 의원의 아들로, 2000년 2월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에 의해 여의도연구소장으로 영입되며 정치에 입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