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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용서를 빌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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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 관련자와 피해 유가족이 만나 화해의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12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안병욱, 이하 진실화해위)는 대회의실에서 18년 전 군 복무 중 구타와 가혹행위를 못 이겨 자살한 고 남현진 이병의 유가족들과 당시 가해 관련 부대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남현진 의문사 사건 화해의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안병욱 위원장은 "80여 건의 의문사 사건 중 유족에게 사과한 일은 한 번도 없었고, 2000년 의문사위에서 조사가 시작된 이래 10년 만에 처음"이라며 "유가족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가해 책임이 있는 분들의 용기있는 고백에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그때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게 뇌리와 가슴에 남아 있을 것이고, 한시도 편한 날이 없었을 것"이라며 "그런 고통과 또한 자식을 잃은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관련된 분들이 서로 이해하고, 반성하고, 용서하는 화해의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고 남 이병이 자살하기 직전 고 남 이병을 구타한 선임병 A씨는 유가족들에게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 유가족에게는 가슴 아픈 일이고, 죄송할 따름"이라며 고개 숙여 용서를 청했다.
A씨는 당시 상황을 "부대 군기가 엄했고, 제가 속된 말로 군기당번을 했다"고 설명하면서 "그 당시도 … 참 힘드네요 … "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죄송하다는 말만 거듭 되풀이했다.
당시 중대장과 소대장 역시 "남의 귀한 자식 잘 보살피지 못해 죄송하다. 늦게나마 위원회에서 사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줘서 감사하다. 어떤 말로도 위로가 안 될 거라고 생각한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고 남 이병의 형 준진 씨는 유가족을 대표해 "용기있는 고백이 사건의 진실을 밝혔다. 한순간에 용서하기는 힘들지만 이해한다"라며 어렵게 사과를 받아들였다.
또 "진정한 용서와 화해는 고인에 대한 후속조치가 이뤄진 때에 가능할 것"이라고 전제한 뒤, "오늘은 화해와 용서보다 이해라는 단어를 쓰고 싶다"라며 그간 가슴에 맺힌 한이 무거웠음을 표현했다.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던 아버지 효천 씨는 행사가 끝난 뒤 A씨, 중대장 등 부대 관계자들과 일일이 손을 맞잡고 고개를 끄떡이는 것으로 심정을 대변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학생운동을 하다가 군에 입대한 고 남 이병은 1991년 2월 3일 15시 경 소속부대인 육군 ○○사단 울타리 밖에 있는 소나무 가지에 목이 매여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당시 헌병대는 '남현진이 군복무 부적응(추정)으로 자살했다'라고 수사를 종결했으며, 이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두 차례에 걸쳐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조사를 벌였으나 사망 경위를 입증할 구체적인 진술 또는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진상규명 불능'으로 결정됐다.
진실화해위는 사건을 조사한 결과, 남현진은 소속부대에 배치된 다음날부터 사망하기까지 약 10일 동안 소속부대 선임병들로부터 수시로 구타와 얼차려 등 가혹행위를 당했으며, 사망 직전에도 선임병 A로부터 모욕적인 언어폭력과 구타를 당한 뒤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밝혀냈다.
헌병대는 사건 초기 남현진의 사망과정에 제3자가 관련되었을 개연성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자살로 예단하였고, 사건의 증거물들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소속부대 지휘관들은 남현진이 사망하자 부대원들에게 후임병에 대한 구타와 가혹행위에 대해 헌병대를 포함한 외부인에게 함구할 것을 교육함으로써, 부대 내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사건을 단순히 군 생활 부적응에 따른 자살로 유도하여 고인의 명예까지 실추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사건의 진실은 고 남 이병을 구타한 A씨의 양심고백이 있어 가능했다.
A씨는 진실화해위 조사에서 "사건 당일 소대 고참들이 군기조들을 집합시켜 놓고 구타를 하면서 남현진이 입대 전 학생운동을 한 것과 GOP 친숙훈련 중 행군에서 낙오한 사실을 지적하며 교육시키라는 지시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그 뒤 남현진을 사망장소 인근으로 불러내 욕을 하고 닥치는 대로 때렸다"라고 구타 사실을 시인했으며, "지금까지 사실대로 말하지 못한 것이 더 죄송스럽다"며 회한의 눈물을 흘리면서 "고인과 유가족에게 사죄를 하고 싶다. 유가족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국가의 조치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화해의 자리를 갖기에 앞서 선임병 A씨 등 부대 관계자들은 남현진이 묻혀있는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을 찾아 참배하고 고인에게 용서를 빌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39조)에는 '위원회와 정부는 가해자의 참회와 피해자·유족의 용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가해자와 피해자·유족간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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