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생존 병사들이 사고 발생 13일 만에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생존 병사들은 7일 오전 성남 국군수도병원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환자복을 입고 등장한 57명의 생존 병사들은 동료를 잃은 슬픔에 비통한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생존 병사들 중 일부는 휠체어를 타고, 또 다른 일부는 상반신이나 목에 깁스를 한 상태였으며, 사고 발생 당시 상황은 물론 자신들이 생각하는 사고 원인과 구조 당시 상황을 담담하지만 구체적으로 전했다.
최원일 함장에 따르면 사고 해역의 주 임무는 도발대비 태세 유지인 것으로 드러났고, 이날 최 함장은 "실종 장병이 옆에 있는 것 같다"면서 "살아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복귀 신고하는 날을 기다리겠다"고 심정을 밝혔다.
이어 오성탁 상사는 "사고 순간 '꽝'하는 소리와 함께 몸이 공중에 붕 떴고 정전이 됐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암흑세계였고, 순간 다시 '펑'하는 소리와 함께 배가 90도로 기울었다"고 말했다. 또 "폭발음은 귀가 아플 정도로 컸고, 문 주위의 컴퓨터책상이 모두 무너져 문이 열리지 않았다"면서 "외부에 의한 충격으로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화약이 있으면 불이 나고 냄새가 진동했을 것인데 화약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생존 병사들도 사고 당시 폭발음이 들렸다고 진술했다. 김수길 상사는 "자고 있지 않아서 '쿵쾅' 소리를 두 번 느꼈다"면서 "처음 '쿵'하는 소는 어디에 부딪힌 줄 알고 바로 전탐실로 행했고, 이후 '꽝'하는 소리는 약간의 폭음과 전등이 떨어지는 소리가 함께 들렸다"고 말했다.
암초 가능성에 대해서는 김병남 상사가 답변했다. 김 상사는 "암초에 걸리면 기본적으로 찢어지는 소리가 나고 배가 출렁인다"면서 "이런 상황 때문에 외부 충격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 함장은 어뢰나 기뢰에 의한 사고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최 함장은 "답답한 심정"이라면서 "천안함을 있는 그대로 이해해줬으면 감사하겠다. 아직도 옆에 있는 듯 장병들이 가슴에 묻혀있다"면서 "누구보다 슬퍼할 실종자 가족들 생각뿐이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이날 최 함장은 구조되지 못한 실종 장병들을 떠올리며 눈물을 보여 안타까움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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