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발병 논란으로 된서리를 맞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생산직원들에게 발생한 백혈병과 관련, 국내외 전문기관들과 공동으로 작업환경 재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메모리 담당인 조수인 사장은 지난 15일 경기도 용인의 기흥 반도체사업장 생산라인을 80여명의 국내외 기자들에게 공개하면서 "학술단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재조사를 벌여 모든 의혹을 남김없이 해소해 나갈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의 이 같은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그간 백혈병 문제를 제기해온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측의 주장에 무게를 더 하는 증언이 나와 삼성전자 백혈병 발병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는 삼성전자가 생산라인을 공개한 15일, 삼성전자 전 직원과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설비 유지보수 엔지니어로 10년 이상 근무하다가 그만둔 김 모 씨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재직 당시 유기용제와 가스 누출 사고가 비일비재했다"면서 "많을 때는 한 달에 두세 차례 사고가 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누출 사고 때 감지 장치가 울리면 그냥 끄고 작업을 진행하는 등 안전기준을 지키지 않고 작업을 진행한 적이 많고, 회사 중간관리자들은 이런 사실들을 알면서도 묵인했다"고 덧붙였다.
김 씨의 이 같은 증언은 백혈병 발병과 작업환경은 아무관련이 없다는 삼성전자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는 것이어서 또 다른 파장이 예상된다.
한편 김 씨는 삼성전자가 15일 기자들에게 기흥공장을 공개한 것에 대해 "이날 공개된 5라인과 에스라인은 최신 설비를 갖춘 곳이라 백혈병에 걸린 노동자들이 일한 1~4라인과는 전혀 다른 라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반올림'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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