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68년 한강개발로 인해 폭파됐다가 43년 만에 도심 속 최대 철새도래지로 자리매김하며 시민들의 출입이 제한되고 있는 한강 밤섬의 현재 모습과 역사를 26일 공개했다.
서울시는 한강 생태계의 보고이자 철새 도래지로서의 가치가 큰 밤섬을 ‘99년 8월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 보전 하고 있으며, 그 결과 조류는 ’07년 28종에서 ‘10년 33종이 어류는 ’07년 37종에서 ‘10년 39종으로 증가하는 등 밤섬의 생태환경이 안정적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밤섬은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도심에 위치한 철새도래지로서 멸종위기종인 흰꼬리수리, 황조롱이, 참매, 말똥가리, 새홀리기 등 보호가치가 높은 철새들의 보금자리이다.
서강대교를 지나다 보면 보이는 밤섬은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윗밤섬과 마포구 당인동의 아랫밤섬 2개로 나뉘어 있다.
현재 면적은 27만 3,503㎡로 상류 토사 유입에 따른 퇴적으로 그 면적이 연평균 약 4,200㎡씩 증가하고 있다.
5월이면 밤섬은 오색딱다구리, 파랑새 등과 여름철새인 개개비, 해오라기 등 많은 새들의 짝짓기․산란 장소로 장관을 이룬다.
대규모 버드나무 군락지로 인해 많은 조류가 발견되는 아랫밤섬엔 민물가마우지, 왜가리, 중대백로, 검은댕기해오라기,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꿩, 깝작도요, 괭이갈매기, 멧비둘기, 파랑새, 제비, 직박구리, 울새, 휘파람새, 쇠개개비, 개개비, 노랑눈썹솔새, 제비딱새, 쇠솔딱새, 노랑딱새, 박새, 검은머리촉새, 촉새, 참새, 쇠찌르레기, 까치 등이 보이며, 윗밤섬에서는 민물가마우지, 왜가리, 해오라기,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꿩, 멧비둘기, 뻐꾸기, 제비, 쇠개개비, 개개비, 찌르레기, 까치 등이 보이고 있다.
한강 밤섬은 와우산에서 바라본 모습이 밤알을 닮았다 해서 밤섬이라 이름 붙여졌으며, 마포 8경의 하나로 꼽혔다.
원래 여의도와 이어져 있다가 장마가 되면 끊어져 둘이 되는 견우와 직녀 같은 곳이었다. 지금은 완전히 나눠져 있지만 조선후기 지도에까지 하나의 섬으로 그려졌다.
밤섬은 개성이 수도였던 고려시대엔 유배지였고, 조선시대엔 뽕나무를 전문적으로 재배하던 곳이기도 했다. 밤섬 전체는 모래로 되어 있었는데 모래사장이 좋아 조선 후기에는 활터로 이용되었고, 땅콩을 재배하기도 했다.
밤섬엔 1968년 1차한강개발이 시작되기 전까지 62세대 443명의 주민들이 거주하며 고기잡이와 도선업을 생업으로 하고, 뽕나무와 약초, 땅콩재배 및 염소를 방목했다.
같은 해 2월, 한강 물을 잘 흐르게 하고 여의도 제방에 쌓을 석재로 이용한다는 이유로 밤섬은 폭파됐다.
이후 10여개의 조그마한 섬의 형태로 남아 자연초지로 존치되어오다가 해마다 상류에서 내려오는 토사 등이 쌓여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고, 도심 속 최대 철새도래지는 물론 동․식물 서식지로 회복 중이다.
한편, 서울시는 1960~1990년 개발로 인해 훼손된 한강의 생태기능을 회복하고 수변공간 활성화로 경제문화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해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이를 통해 ‘06년부터 ’10년까지 134만7,600㎡ 생태공원을 확충했다.
올해는 잠실․양화․이촌 3개소에 31만7,010㎡의 생태공원을 추가 조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