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명절 설 연휴가 시작됐다. 어려운 경제난과 짧은 휴일로 예전만큼 설날 분위기가 나는 것은 아니지만 고향 방문을 위한 대이동으로 상당한 고속도로 정체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부모를 찾는 자녀들은 하나 같이 들뜬 마음이지만 몸이 아픈 환자들에게 귀경길은 썩 달갑지만은 않다. 특히 여성 방광염 환자들은 명절 때 마다 상당히 고통스럽다. 만성방광염 환자인 43살 주부 김모씨는 “기차표가 없으면 아예 시골에 가는 것을 생각도 못할 정도로 장시간 차를 타는 것이 힘들다”고 하소연 한다.
방광염의 대표적 증상은 잦은 소변 마려움과 하복부 통증이다. 언제 소변이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주변 화장실부터 찾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다. 때문에 김씨의 말대로 기차를 타지 않으면 귀경길 차안에서 큰 곤욕을 겪을 수도 있다. 또한 휴게소에서 볼일을 보더라도 장시간 차를 타면 방광을 자극하여 심각한 통증이 지속되기 쉽다.
시골에 도착해 충분한 휴식이라도 취하면 좋겠지만 여성들은 할 일이 가득하다. 음식 준비부터 상차리기 까지 지친 몸을 이끌고 무리를 하면 나았던 방광염 증상도 다시 악화되기 마련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질환이라면 양해라도 구하겠지만 부끄러운 질환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친지들에게 쉽게 털어놓기도 힘들다.
더구나 이번 설 연휴는 강한 추위가 예상된다. 성묘 등으로 외부 차가운 공기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방광에 자극을 느껴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친지들과 밤을 새워 놀고 술이라도 한 잔하면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것과 같이 방광염이 재발한다.
일중한의원 손기정 대표원장(한의학박사)은 “명절이 지나면 나아가던 환자가 증상이 악화되어 오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방광염을 치료 중이거나 겪고 있는 환자라면 명절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한다”며 “따뜻하게 옷을 입고 보온에 힘쓰며 장시간 차량에 탑승할 경우 중간중간 볼일을 보고 스트레칭 등으로 방광 근육의 긴장감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특히 과도한 음주를 하거나 밤을 새는 등 몸에 무리를 주는 행동은 방광염 환자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할 사항임을 강조했다. 손원장은 “만약 방광염이 악화되었다고 느끼면 빠르게 내원하여 검사 및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문제가 있다면 면역력 강화와 방광 기능 개선을 위한 한방치료를 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