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는 혈정이 신(腎)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본다. 옛 한의학자들도 과도한 방사로 인한 신의 손상을 주요한 병인으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치료는 신음과 신정의 손실을 보기약과 양혈약을 사용해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혈정을 치료하지 못하고 시간이 오래 경과하면 심(心)과 비(脾) 등의 각 장부들 간의 상호 영향으로 인해 병의 증세를 악화시키게 된다. 이때는 반드시 심과 비를 보해주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방법이다. 귀비탕을 주로 쓰며 만약 비와 위(胃)의 기가 부족한 경우에는 보중익기탕을 쓴다. 성질이 평(平)하고 비를 이롭게 하며 신을 견고히 하는 약효를 이용한다.
정(精)을 배출할 경우에는 육안으로 빨갛고 많은 양의 혈액을 볼 수 있다. 요도에 열이 느껴지고 맥이 빨리 뛰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때는 열을 내리고 습(濕)을 배출하는 치료법을 써야 한다. 이러한 혈정은 정액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가 있고 증세가 심한 경우는 직접 육안으로도 진단이 가능하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혈정은 대부분 육안으로는 보이는 것을 말하며 증상으로는 정액을 배출할 때에 정액에 혈액이 섞여 나온다. 색깔은 새빨갛거나 거무칙칙한 빨간색을 띄고 있고 양은 많거나 적다. 양이 적은 경우는 소변 시 가끔 정액 중에 피가 섞여 나오고 잦은 경우는 매번 사정시 혈액이 나타나고 혈액 덩어리 혹은 어혈 덩어리가 생성돼 배뇨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과도한 방사로 인한 내상이나 만성질환으로 인해 신음이 손상되고 허열이 왕성해져 혈정이 나타난 경우는 허리와 무릎의 나른함, 귀울림 등의 증상이 특징이다. 식은땀이 많고 가슴의 답답함과 갈증을 느끼기도 한다. 숙지황 인삼 등을 넣은 보명단을 복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습열이 방광과 비위로 주입돼 체내에 습열이 생긴 경우는 혈정량이 많고 빈뇨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성기능이 감퇴되거나 저하되고 조루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아랫배와 허리 부분, 회음부에 통증이 느껴지고 오한이 나며 열이 나기도 한다. 입안은 마르고 쓰면서 끈적거리고 텁텁하다. 이 경우 열을 맑히고 습을 해소하며 피를 식히고 멎게 하는 치료법을 써야 한다. 지모, 황백, 당귀 등을 달인 지모사물탕이 좋다.
본래 몸이 허약하거나 과로나 과도한 번민 등으로 심과 비의 기를 손상시켜 기가 혈을 통솔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불면증과 건망증을 동반하고 식사량은 적으며 설사가 잦다. 구기자 당귀 복령 등을 달인 양혈정탕이 신을 보하여 정의 배출을 막는 효과가 뛰어나다.
혈정이 나타나면 놀라지 말고 즉시 의사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특히 혈정이 나온 후에는 다음 몇 가지 사항을 주의해야 한다. △방사를 금한다. 혈정이 나타난 후 방사를 진행시키면 병의 증상을 가중시킬 뿐이다 △담백한 음식, 채소, 과일 등은 좋지만 건조한 음식은 해롭다. 자라나 거북, 장어, 굴, 해삼, 갑오징어, 담치, 암탉, 메추리 등이 유익한 음식. 반면 고추나 생파, 생마늘, 생강, 술, 돼지머리고기, 염소고기, 개고기 등 뜨거운 열로 화를 도와주는 식품은 금기다. △적당한 휴식을 취하고 과도한 체력소모나 스트레스를 피해야 한다 △만성기 때는 뜨거운 물로 좌욕 또는 한약재 좌욕을 행하면 좋다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