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우리나라 경제 주체들의 해외직접투자(FDI) 규모가 지난 2008년 이후 외국인들의 국내 직접투자를 추세적으로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러한 직접투자 순유출 전환 시점이 선진국들에 비해 지나치게 빨라, 외국인 투자를 추후 확대하고 우리 기업들의 해외 생산 시설도 국내로 되돌릴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은행이 25일 ‘우리나라 FD의 순유출 전환요인과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2008년 해외직접투자잔액이 979억달러로 외국인들의 직접투자액 947억 달러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주체들의 해외직접투자 규모는 ▲1995년 133억 달러 ▲2000년 215억 달러 ▲2005년 387억달러 ▲2008년 979억달러 ▲2012년 2018억 달러로 급속히 증가해 왔다.
반면, 외국인들의 국내 직접투자는 ▲1995년 182억달러 ▲2000년 437억 달러 ▲2005년 1049억달러 ▲2008년 947억 달러 ▲2012년 1561억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외환위기가 발발한 1997년을 제외하면 2008년 처음으로 우리나라의 해외직접투자가 외국인들의 국내 직접투자를 상회했으며, 이러한 추세는 이후 지속되고 있다고 안성희 한은 조사역은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특히 주요 선진국들과 1인당 국내총생산(GDP)기준으로 비교해 볼 때 더 빨리 직접투자 순유출국으로 전환된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선진국들이 1인당 GDP가 평균 2만7000달러일 때 직접투자 순유출국이 된 반면, 우리나라는 순유출국으로 전환된 2008년 1인당 GDP가 1만9000달러에 불과했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2006~2012년 해외직접투자 대상국은 아시아가 4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북미 23%, 유럽 15.7%, 중남미 8.6%, 기타 8.5% 등의 순이었다.
투자목적별로는 2000년 중반 이후 현지시장 진출, 자원개발 비중이 상승한 반면, 수출촉진, 저임금 활용의 비중은 하락했다. 같은 기간 국내 고정투자는 연평균 4%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해외직접투자는 연평균 27% 급증했다.
한은은 “해외직접투자는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해 수출 및 생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과도한 현지생산 확대는 국내 투자 및 고용을 제약하며 성장기반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신흥국 인건비 상승, FTA확대 등 여건 변화에 상응해 해외 생산 시설을 국내에 유턴시킬 수 있는 대책을 강화하고, 외국인직접투자를 늘려 직접투자 유출입이 균형 있게 증가할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