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우리나라가 사상 처음으로 순자산국으로 올라섰다.
우리의 대외자산이 대외부채를 넘어섰다. 외국으로부터 받을 돈이 우리가 내줘야 할 돈보다 많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9월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9월말 현재 우리나라의 금융자산인 대외투자액은 1조288억 달러로 금융부채, 즉 외국인 투자(1조288억달러) 보다 277억 달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 자산이 부채를 넘어선 것은 지난 1994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3개월 전만해도 우리나라는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내국인의 대외투자보다 많은 '순대외부채' 국가였다. 대외투자액에서 외국인투자액을 뺀 순국제투자잔액은 6월말 현재 마이너스 105억 달러 였다.
우리나라가 순자산국으로 전환한 것은 대외투자가 102억 달러 늘어난 반면 외국인투자는 원화가치 하락 등으로 231억달러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즉, 외국인이 같은 규모의 원화 투자를 유지해도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달러로 환산한 투자금액이 줄어든 것이다.
대외채권이 늘어나고 대외채무가 크게 줄면서 순대외채권 잔액(2249억 달러)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9월말 현재 대외채무는 4291억 달러로 6월말에 비해 131억 달러 줄었다. 대외채권은 6540억 달러로 3개월 전보다 62억 달러 늘었다.
한은은 "우리나라가 순자산국으로 전환한 것은 대외건전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순자산국 전환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른 신흥국과는 달리 우리나라가 대외건전성이 견고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경상수지 흑자 행진과 충분한 외환보유액도 자산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주요 선진국인 일본(3조865억달러)·중국(1조9716억 달러)·독일(1조9716억 달러) 등이 대외자산이 부채보다 많은 순자산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