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이 지난 2분기 3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휴대전화의 부진으로 주춤한 삼성전자의 실적 하락을 막아주는 버팀목과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사업부문은 D램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LSI, 3차원 V 낸드 플래시 등 신기술을 앞세우면서 경쟁사와의 초격차를 실현, 시장에서 절대적인 지배력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4~6월) 연결기준으로 매출 48조원, 영업이익 6조9000억 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1.87%, 영업이익은 15.38% 각각 늘었다.
이 중 반도체사업부는 지난 1분기 2조928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데 2분기에는 3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상승하고 4분기에는 4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 공정 기술력 확대로 메모리, 시스템 반도체 모두 실적 증가가 예상된다"면서 "1분기 기준 전 세계 반도체 점유율 11%로 인텔(13%)에 근접하고 2017년 평택라인이 본격화되면 점유율 1위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반도체사업부의 낸드 플래시는 독보적인 수직구조(3D) V낸드(Vertical NAND)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 2위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V낸드는 정보 저장단위인 셀을 수직으로 쌓아올리는 것으로 기존 평면 낸드보다 속도는 2배, 내구성은 10배, 생산성은 2배 더 낫고, 전력소모량도 절반에 불과하다. 삼성전자만이 유일하게 양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3년 8월 24단 MLC(멀티레벨 셀·1셀당 2비트) V낸드 양산에 성공해 세계 최초로 3D 낸드 플래시 시장을 열었다. 지난해 10월부터 32단 128Gb(기가비트) TLC(트리플레벨 셀·1셀당 3비트) V낸드를 양산 중이다.
지난해 7월 V낸드를 적용한 소비자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를 처음 출시한 삼성은 지난 6일 2TB(테라바이트) 모델까지 출시해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2TB 모델은 2세대(32단) V낸드 플래시와 독자 개발한 고성능 전용 컨트롤러, 초절전 2GB LPDDR3 D램을 탑재해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과 낮은 소비전력을 동시에 구현했다.
도시바 등 추격자들이 V낸드 양산을 예고하며 따라오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하반기 48단의 3D 낸드플래시를 출시해 격차를 벌릴 계획이다. 낸드플래시에서 3D는 수율만 내준다면 층수가 올라갈수록 집적도가 높아져 수익이 높아진다. 48단은 3D 낸드플래시의 수익이 본격화되는 층수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낸드 플래시 매출액이 22억7200만 달러(약 2조5433억원)를 올렸다. 매출액 기준 시장점유율은 35.3%로 지난해 4분기 34%보다 1.3%포인트 더 높아졌다.
반면 삼성전자를 추격해오던 2위 도시바의 1분기 낸드 플래시 매출은 18억5500만 달러(약 2조765억원)로 지난해 4분기 20억7300만 달러보다 10.5% 감소했다. 시장점유율도 31.1%에서 28.8%로 추락했다.
3위 마이크론은 13억2900만 달러로 점유율 20.6%, 4위 SK하이닉스는 9억8000만 달러로 점유율 15.2%를 각각 달성했다.
이와 더불어 세계 1위인 삼성전자 D램은 지난해 3분기 이후 영업이익률 40%대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총 영업이익률이 10% 초반대인 것을 고려하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D램의 영업이익률은 3, 4분기 이후에는 더 높아져 연말에는 50%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메모리 부문에서의 강력한 지배력과 이번 2분기에는 만년 적자에 허덕였던 시스템LSI 부문도 흑자전환이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칩세트를 생산하는 시스템LSI 사업은 20나노 모바일 AP 공급 증가와 LSI 제품 판매 확대로 전 분기 대비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에서 14나노 공정을 이용한 AP '엑시노스' 비중을 높였다. 업계에서는 2분기 시스템LS I사업부 흑자 규모를 760억~960억원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실적의 버팀목인 반도체를 꾸준히 확대할 전망"이라면서 "중국 시안공장에서는 낸드플래시 증설이 진행되고 있고 화성 S3 라인도 연말에는 2단계 투자를 진행, 내년 말에는 평택 공장 투자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