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남자 프로농구를 주관하는 KBL을 비롯해 감독· 선수· 심판· 구단 직원 등 구성원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최근 불거진 승부조작 의혹, 불법 스포츠도박 사건과 관련해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KBL 구성원들은 개막을 이틀 앞둔 10일 오전 9시30분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자정결의대회를 열고, 최근 전·현직 선수 12명이 연루된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자성의 시간을 가졌다.
김영기 KBL 총재는 인사말을 통해 "올해로 20번째 시즌을 맞는 프로농구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모두가 하나의 목표로 뛰어야 할 때 안타깝게도 검은 유혹의 손길을 뿌리치지 못한 선수들이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농구 팬, 나아가 국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줬고, 이것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안타까운 일"이라며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구성원 모두가 자유로울 수 없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안이한 대응과 자세로는 불법행위를 근절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독버섯 같은 검은 손길과 유혹이 우리의 터전인 농구 전체를 흔들고 있는 상황으로 KBL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나부터 어둡고 슬픈 그림자를 걷어내는데 앞장서야 할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상사태를 맞아 불법과 탈법을 뿌리 뽑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며 "정직한 땀방울은 올바르게 평가받고, 박수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20년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KBL 종사자가 한 자리에 모였다. 귀중한 다짐과 신뢰 회복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여러분을 응원하는 팬과 주위의 가족, 동료에게 더욱 떳떳하고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KBL은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감독과 선수, 업계 관계자들은 이후 약 2시간 동안 부정방지 교육과 'KBL 내·외부 환경 분석 및 위기'라는 주제로 교육을 받았다.
또 10개 구단 단장과 감독, 주장이 단상 위에 도열해 KBL 10대 강령을 낭독하며 재발 방지를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