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17일(한국시간) 대규모 지진이 칠레를 강타한 가운데 다음 달로 예정된 2015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칠레월드컵이 차질 없이 열릴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오전 칠레 수도 산티아고 인근에서는 규모 8.3의 강진이 발생, 건물이 흔들리고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강력한 여진까지 따랐다. 지진 발생 20분 뒤 규모 6.3과 6.4의 여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에 칠레 정부는 전 해안에 쓰나미 경보까지 발령했다. 아직 피해 상황에 대한 보고는 나오지 않았다. 통신도 원활치 않다.
칠레월드컵 개막을 정확히 한 달 앞두고 일어난 악재다. 칠레월드컵은 각 지역 예선을 통과한 24개국이 참가하는 가운데 오는 10월17일부터 11월8일까지 열린다.
하지만 이번 지진으로 인해 월드컵 개최가 순탄치 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피해 규모가 파악되지 않은 점과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한다.
만에 하나 피해가 커지면 피해 복구 작업이 수반된다. 월드컵까지 한 달의 시간이 있지만 그 안에 복구작업이 완료된다는 보장이 없다. 대회가 열리는 경기장의 안전 문제도 우려된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 역시 참가를 앞두고 있다. 브라질(17일), 기니(20일), 잉글랜드(23일)와 함께 B조에 편성돼 본선 무대를 밟을 예정이다.
공교롭게도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U-17 대표팀은 이날 낮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NFC) 센터에 소집돼 월드컵을 향한 본격 담금질에 들어간다.
스페인 축구명문 FC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뛰고 있는 이승우(17)와 장결희(17)도 월드컵 출전을 준비 중이다.
대표팀은 2주간의 훈련을 마친 뒤 오는 29일 미국으로 떠나 전지훈련을 소화한 칠레로 합류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지진으로 대표팀 일정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FIFA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통상 대회를 주관하는 FIFA가 개최국의 상황을 파악한 뒤 참가국에 피해 정도나 대회개최, 연기에 대한 사항을 알려준다.
하지만 FIFA 역시 칠레축구협회를 거쳐 조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기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일단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아직 피해 상황 등이 확실히 나온 것이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FIFA가 개최지를 변경할 수는 없다. 다만 대회를 연기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