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두산 베어스의 왼손 투수 유희관(29)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도 좌절했다.
유회관은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2015 타이어뱅크 KBO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 6이닝 8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그는 승리투수 요건을 갖춰 2013년 플레이오프 이후 포스트시즌 5경기 만에 통산 2승 수확을 눈 앞에 뒀다. 그러나 불펜 부진과 결정적 실책에 물거품이 됐다.
유희관은 올해 포스트시즌에 2차례 등판했지만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겼다. 시즌 후반 부진의 여파를 털어내지 못했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이닝 동안 홈런 2방을 맞으며 3실점을 해 조기강판됐다.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설욕을 다짐했지만 2⅓이닝 6피안타 1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이날 두산은 로테이션대로 유희관을 밀어붙였다. 김 감독은 "유희관이 살아나야 이번 시리즈를 재미있게 치를 수 있다"며 부활을 기대했다.
시즌 초중반의 좋았던 모습 만큼은 아니었지만 든든한 타선 지원 속에 리드를 지키며 제 역할을 다했다. 이현승을 제외하고 믿을 만한 불펜이 부족한 상황에서 6이닝을 버텼다는 것이 의미가 있었다.
유희관이 2회까지 4명의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는 가운데 타선은 5점을 지원했다.
그러나 3회 낮은 코스로 제구가 되지 않으며 어려움을 겪었다. 선두타자 이지영에게 안타를 맞은 후 김상수에게 적시 2루타를 맞았다. 박한이에게도 공이 스트라이크존 한 가운데로 몰리며 추가실점을 했다.
6-2로 앞서던 4회에는 주무기 싱커의 제구가 높게 돼 선두타자 박석민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맞았다. 이어 유희관은 이승엽의 2루타와 채태인의 적시타로 2점차로 추격을 당했다.
그는 박한이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수비범위가 넓은 외야수들의 덕을 보며 이닝을 마쳤다.
호흡을 가다듬은 유희관은 5회 나바로~최형우~박석민으로 이어지는 삼성의 클린업 트리오를 삼자범퇴로 잡아냈다.
6회 팀 동료 정수빈이 부상을 입으면서도 타선이 2점을 지원사격하자 유희관도 내야안타 1개만 허용하며 호투를 이어갔다.
투구수 103개를 기록한 그는 8-4로 앞선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박한이에게 우전안타를 맞았고 바로 불펜투수 함덕주와 교체됐다.
그러나 두산의 약점인 '셋업맨 부재'가 발목을 잡았다. 함덕주는 나바로에게 3점홈런을 맞으며 1점차 추격을 허용했다.
노경은을 올려놓고 시간을 벌면서 급하게 마무리투수 이현승의 몸을 풀게 했다.
2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이현승은 채태인에게 안타를 맞고 폭투까지 범해 2사 2, 3루를 자초했다. 그러나 이지영에게 투수 앞 땅볼을 유도하며 위기를 해결하는 듯 했다. 그런데 1루수 오재일이 결정적인 포구 실책을 저질렀고 경기는 8-9로 뒤집어졌다.
이로 인해 유희관의 승리투수 요건도 날아갔다. 이날 유희관은 6이닝 5실점으로 투구내용이 좋지는 않았다. 그러나 승리투수가 됐다면 그 동안 포스트시즌에서의 부담감을 한결 덜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