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와 진짜 이래 힘들 줄은 생각 몬했습니다."
개막 4경기 만에 첫 승을 챙긴 임도헌(43) 삼성화재 감독의 표정은 한결 홀가분했다.
임 감독이 이끄는 삼성화재는 27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5-23 22-25 25-18 21-25 19-17)로 이겼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임 감독은 "정말 (첫 승이)이렇게 힘들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사실 오늘 우리카드의 리시브가 많이 흔들려 운 좋게 이긴 것 같다. 그게 아니었다면 이기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고 경기 소감을 전했다.
어렵게 거둔 첫 승이었기에 마음껏 승리를 자축하기보다는 부족한 점을 보려는 모습이었다.
올 시즌 삼성화재는 개막전에서 OK저축은행에 고개를 숙인 뒤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에는 연이어 '셧아웃' 패배를 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임 감독도 마음 고생이 심했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서도 "오늘은 연패를 좀 끊었으면 좋겠다"고 말문을 연 뒤 "오늘 승부의 관건은 용병과, 선수들의 이기고자 하는 마음자세"라고 거듭 강조했다.
임 감독의 마음이 통했을까, 삼성화재 선수들도 부쩍 힘을 냈다. 1, 3세트를 선점하고도 풀세트까지 끌려가긴 했지만 끝내 이겼다.
특히 국내 데뷔 두 번째 경기에 나선 외국인 선수 그로저가 41점을 뽑아내며 어느 정도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임 감독은 "그로저는 한국 오기전부터 높은 명성을 가진 선수로 펀치력과 점프력이 워낙 좋은 선수"라며 "오늘은 그래도 첫 경기 보다는 나았다. 앞으로 더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류)윤식이가 리시브를 받춰줘야 우리팀이 정상적으로 올라가는데 세트마다 기복이 심해 걱정이다. 또 우리 센터들이 속공과 블로킹을 더 잘해줘야한다"며 "다음경기 앞두고 이 부분 집중적으로 가다듬겠다"고 강조했다.
감격적인 첫 승에도 마음을 놓기보다는 부족한 점이 눈에 밟혔던 임 감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