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야구 국가 대항전인 '2015 프리미어 12'에 출전하는 한국국가대표팀이 우승을 향한 닻을 올렸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일본 삿포로로 떠난다.
한국대표팀은 8일 오후 7시 삿포로돔에서 열리는 개막 경기인 한일전을 치르고 대만으로 이동해 예선 4경기를 더 치른다. 결승까지 진출할 경우 일본과 대만, 다시 일본(도쿄)을 왕복해야 하는 13박14일의 긴 여정이다. 최종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김인식 감독은 "우선 예선 5경기에서 3승을 거두는 것이 1차 목표다"고 밝혔다.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가 주관하는 이 대회는 2011년을 마지막으로 명맥이 끊긴 야구 월드컵(WBC· 세계선수권대회)의 부활이자 2020년 도쿄올림픽 야구 정식종목 채택을 위한 포석이다.
일본과 미국, 쿠바, 대만, 네덜란드, 도미니카공화국, 캐나다, 한국, 푸에르토리코, 베네수엘라, 이탈리아, 멕시코(세계랭킹 순) 등 12개 국가가 참가하며 이번 대회를 시작으로 4년에 한 번씩 열린다.
아마추어 야구 성적까지 포함된 세계랭킹에서 한국은 8위에 그쳤다. 그러나 탄탄한 국내리그를 바탕으로 최강 전력을 꾸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이후 다시 한 번 세계 정상을 노린다.
전력 구성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40인 로스터 포함 선수 차출 거부로 추신수(텍사스)의 합류는 물 건너갔다. 일본프로야구 2년 연속 구원왕에 오른 오승환(한신) 또한 몸 상태가 좋지 못해 빠졌다.
거기에 양현종과 윤석민(이상 KIA)도 몸 상태 이상으로 빠졌고 윤성환, 임창용, 안지만(이상 삼성)이 해외원정도박 혐의로 이탈해 투수진의 무게감이 줄었다.
또 KBO 포스트시즌 이후 대회까지 여유가 없어 상위팀 선수들의 체력 문제도 우려가 됐다.
그러나 막상 쿠바와의 2차례 친선경기에서 마운드는 합격점을 받았다. 젊은 피가 대거 수혈된 마운드는 예상 외로 안정적이었다.
국제경기 경험이 많은 김광현(SK)이 1차전 3이닝을 3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대은(지바롯데)은 4이닝 동안 주자 한 명 내보내지 않는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두산 장원준 역시 2차전 선발 우규민(LG)이 불의의 부상을 당한 후 급하게 나와 선전, 위기관리능력을 뽐냈다.
불펜진에서는 조무근(kt)과 임창민, 이태양(이상 NC), 정우람(SK), 조상우(넥센), 차우찬(삼성)이 무난히 무실점 투구를 하며 몸을 풀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결승에서 쿠바에 극적인 병살타를 유도한 정대현(롯데)도 '국제용'이라는 명성을 재확인했다. 두 차례의 모의고사에서 실점을 한 투수는 우규민과 이현승(두산) 뿐이었다.
체력 문제가 예상됐던 두산과 삼성 선수들 역시 문제 없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김현수와 허경민 등 두산 선수들은 태극마크를 달고도 쾌조의 타격감을 이어갔다.
그러나 풀어야 할 숙제도 분명히 확인했다. 가장 큰 과제는 주축 타자들의 '타격감 찾기'다.
한국을 대표하는 거포인 이대호(소프트뱅크)와 박병호(넥센)는 친선경기에서 각각 3타수 무안타, 7타수 1안타 5삼진에 그쳤다.
테이블세터진 이용규와 정근우(이상 한화) 역시 2차전에서 좋지 못했다. 이용규는 2사 만루에서 두 차례 범타로 물러났고 정근우 또한 9회 최후의 역전 기회에서 병살타를 쳤다. 정규시즌 이후 한달 넘게 실전이 없었기 때문에 경기 감각 회복이 시급하다.
상대팀에 대한 분석도 철저히 해야 한다. 2차전에서 패한 후 김 감독은 "쿠바 투수들의 변화구가 1차전보다 움직임이 심했다. 워낙 치기 어려운 공들이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김 감독은 1차전을 마치고 최고구속 160㎞에 달하는 일본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와의 대결을 염두에 둔 듯 "쿠바 투수들이 빠른 공을 던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정작 2차전에서 익숙치 않은 변화구 일색의 쿠바 투수들을 공략하지 못했다.
불의의 부상에 대한 대비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우규민의 부상은 다행히 타박상이었다. 만약 큰 부상이었다면 최악의 상황이 될 뻔 했다.
김 감독은 부상 선수의 교체에 대해 "우리가 일본으로 모두 떠난 상황에서 교체를 해야 한다면 한국에서 대체 선수들을 어떻게 체크해야 할지도 문제다"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시급히 대비해야 할 사안이다.
삿포로로 이동하는 대표팀은 7일 훈련을 진행한 후 8일 삿포로돔에서 일본과의 자존심을 건 대결을 펼친다. 일본은 자국의 에이스 오타니를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선발투수로 김광현과 이대은을 두고 고심 중이다.
◇2015 프리미어 12 대표팀 B조 예선 일정(한국시간)
▲11월8일 한국-일본 (오후 7시·삿포로돔)
▲11월11일 한국-도미니카 (오후 7시·타오위안구장)
▲11월12일 한국-베네수엘라 (오후 1시·타오위안구장)
▲11월14일 한국-멕시코 (오후 7시·톈무구장)
▲11월15일 한국-미국 (오후 7시·톈무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