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4일 수도권 일대 골프장을 돌며 상대에게 마약성분이 든 음료수를 먹인 뒤 내기골프를 쳐 수억원을 챙긴 혐의(사기 등)로 임모(50.무직)씨 등 3명을 구속하고 달아난 김모(42)씨 등 2명을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임씨 등은 지난해 9월 12일 경기도 용인시의 위치한 모 골프장에서 박모(46.요식업)씨와 골프 도박을 하며 몰래 향정신성 의약품 성분이 함유된 신경안정제를 음료수에 타서 마시게 한 뒤 1타당 200만원, 핸디치기(9홀 기준 자신의 핸디 이내에 들어오면 돈을 잃지 않는 방법) 2천만원을 병행하는 사기골프를 쳐 1억원을 편취하는 등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17차례에 걸쳐 3억4천여만원을 챙긴 혐의다.
이들은 또 비슷한 수법으로 최모(34.자영업)씨에게 4천350만원을 챙기는 등 최씨 등 7명으로부터 작년 6월부터 지난 9월까지 1억6천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임씨 등은 평균타수가 80대 초반에서 90대 초반으로 필드에 나가 초반에는 돈을 잃어 주었다가, 마약성분을 탄 음료수를 먹여 움직임 둔화와 집중력 저하로 평균 타수를 10타 이상 더 치게 만들어 돈을 딴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또 핸디치기 등 판돈이 큰 내기골프를 치지 않은 피해자 김모(40)씨의 경우 음식점으로 데려가 '탄카드'(미리 패를 마춘 카드)로 포커도박을 해 1천600만원을 가로채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임씨 등 일당들 5명 모두 도박전과 2~3범의 전직 '타짜' 출신으로 레슨프로를 고용해 골프를 개인지도를 받은 뒤 사기골프로 전향했다"며 "이들은 도박판과 마찬가지로 형편없는 실력으로 첫 한두번 게임에서 돈을 잃어주고 판을 키우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히로뽕 0.02g과 범행에 사용한 신경안정제 3정 등을 압수했으며 이들이 처방전 없이 경기도 광명의 모 약국에서 신경안정제를 샀다고 진술함에 따라 구입경로를 추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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