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보였던 KTX여승무원 사태가 노·사·정이 약속했던 3자 공익 협의체 구성이 물거품되면서 또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왔다.
4일 철도공사와 노동부 등에 따르면 이상수 노동부 장관과 이철 철도공사 사장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 엄길용 전 철도노조 위원장은 지난 9월28일 긴급 회동을 갖고 3차 협의체를 구성해 문제를 해결키로 합의했다. 이들은 당시 일주일 안에 노조와 회사, 노동부가 2명씩 추천한 6명의 공익위원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해법을 논의키로 했었다. 또 한달 내에 결론이 나지 않으면 추가로 한달을 다시 논의한뒤 도출된 결론에 무조건 따르기로 했다.
그러나 합의문이 나온뒤 2달이 넘었지만 기본적인 협의체도 구성하지 못한 채 3자가 공방만 벌이고 있어 사실상 합의 자체가 폐기됐다.
노조는 사측에서 공익위원 선임을 꺼리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고, 사측은 당사자인 KTX여승무원의 수용 약속이 있어야 한다고 버티면서 시간만 허비했다. 논의를 주도했던 노동부는 노사 양측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라며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긴급회동 당시 노동부가 KTX여승무원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알려 공중파 TV에서 생방송으로 협상과정을 보도하는 등 호들갑을 떨게 만들었던 것을 상기하면 허무한 결론이 아닐 수 없는 지적이다. 철도공사 안팎에서는 "오랜 기간 갈등이 이어져온 문제인데도 실무협의 절차 없이 장관이 깜짝쇼처럼 급조한 회동에서 날림으로 한 합의가 지켜질 여지가 당초부터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철도공사 노사는 KTX여승무원을 철도공사 비정규직으로 채용한 후 일정 시간뒤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놓고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KTX여승무원 문제 외에도 노사 현안이 산적해 있어 한꺼번에 논의할지, KTX여승무원 문제를 별도 논의할지 합의가 안돼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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