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복구 현장에서 한국전쟁 이후 설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벙커가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숭례문을 둘러싼 석축울타리 해체작업 중 서울역 방향에 있는 석축 안쪽에서 깊이 2.3m, 폭 2.1m, 길이 3.3m 규모의 콘크리트 구조물인 지하벙커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13일 숭례문 발굴조사를 시작한 뒤 숭례문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석축울타리를 해체하고 높아진 지반을 걷어내는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문화제청은 "이번에 발견된 지하벙커 내부에서 군용손전등 1개와 표지판 3개를 함께 발견되었는데 표지판에는 '관리책임자 정:전투중대장, 부: 동대장'이 쓰여져있었다"면서 "내부 전면에 총구가 나 있으나 석축으로 막혀있으며 유사시 석축을 허물고 총을 쏠 수 있도록 석축을 재설치 한 흔적을 함께 발견하였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표지판 글귀와 석축울타리가 추가로 지어진 흔적, 군사정부 시절 주요 시설물 근처에 벙커를 지었던 점 등에 비춰 한국전쟁 이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하벙커가 문화재 지역에 걸맞지 않아 철거하기로 했으며, 철거 전 실측작업을 통해 숭례문 복구 관련 보고서에 수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해체된 석축 울타리는 숭례문복구자문단 기술 분과 회의결과 실측작업과 번호표를 부착한 후 경복궁 내 부재보관소로 이전·보관하기로 함에 따라 현재 50%의 석재를 해체·이전 하였으며 오는 20일까지 숭례문 좌우측 경사면의 석축을 제외한 석축울타리를 해체하고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다.
석축울타리는 국권의 침탈이 심해지던 1907년 헤이그밀사사건을 계기로 고종이 퇴위하게 되자 통감부 산하 탁지부건축소(度支部建築所)에서 1907년 9월부터 1909년 5월까지 1년 8개월에 걸쳐 숭례문 좌우성벽을 허물고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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