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올해 2분기(4~6월) 주요 13개 기업 식품기업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4% 증가한 1조264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들의 합산 매출액은 13조861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6% 증가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호실적이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기저효과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국내 가정 내 식품 수요 증가 및 판촉 완화 등이 실적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하반기에는 코로나19 상황이 상반기 대비 완화되며 업체들의 실적이 차별화 돼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대상, 동원산업은 시장 기대치를 30% 이상 상회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했다.
CJ제일제당은 2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5조9209억원, 영업이익 3849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4%, 119.5% 성장했다. CJ대한통운의 실적을 제외할 경우 매출액은 8.6% 늘어난 3조4608억원, 영업이익은 186.1% 늘어난 3016억원으로 계산된다.
CJ제일제당은 전사업부의 수익성이 개선됐다. 식품사업 부문 매출은 2조1910억원을 찍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1% 증가했다. 글로벌 식품 매출은 1분기(1~3월)에 이어 1조원을 넘었다. 국내에선 '집밥' 트렌드 확대로 가정간편식 판매가 늘며 외식 감소에 따른 B2B 매출 축소를 상쇄했다. 선제적 수익구조 개선 전략이 성과로 연결되면서 영업이익은 134% 늘어난 1264억원을 달성했다.
대상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7819억원(+6.9%) 영업이익 610억원(+80.8%)으로 높아진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 호조세를 보였다. 국내 식품 사업 매출액은 4434억원(+9.0%), 영업이익 344억원(+166.4%)을 기록했다. 기업간 거래(B2B) 채널은 부진했지만 고마진의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온라인, 글로벌 사업 부문 매출이 늘었고 판촉 효율화 등을 통해 영업이익은 대폭 성장했다.
동원산업은 2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7209억원(+7.7%), 영업이익 898억원(+55.4)을 기록했다. 시장 기대치를 30% 상회하는 수치다. 자회사 '스타키스트'의 실적 호조세가 2분기 실적 성장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 수산 부문의 개선도 전체 실적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외에도 하이트진로, 오뚜기, 삼양식품, 농심 등도 높았던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며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이트진로는 2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5816억원, 영업이익 54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10.9%, 410.9% 증가했다. 지난해 출시한 테라와 진로이즈백의 판매가 견조하게 이어지면서 실적 호조세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지난해 대비 마케팅 활동 축소로 영업이익이 대폭 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뚜기는 2분기 연결 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6409억원(+13.0%), 영업이익 529억원(+39.7%)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영향에 의한 B2B향 부진은 우려보다 크지 않았고 가정 내 식품 수요 증가에 따라 관련 제품들의 매출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양식품은 수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달성했다. 삼양식품은 2분기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액 1741억원(+30.2%), 영업이익 295억원(+41.5%)을 기록했다. 2분기 정기적 반영되는 임금 인상분 외에 코로나19 관련 지원금이 일부 반영됐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수출이 증가하면서 분기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 달성했다.
농심은 2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6680억원억원(+17.6%), 영업이익 414억원(+404.8%)를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소폭 상회했다. 정기적으로 반영되는 인건비, 물류비 인상분과 특별상여금 제거시 2분기 영업이익은 500억원이 넘는 호실적 달성했다고 볼 여지가 많다. 국내와 해외 성장률이 각각 10.1%, 43.0%를 기록했으며 판촉 완화에 따른 이익 레버리지는 눈에 띄게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까지는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가정 식품 수요 증가로 가공식품 업체들의 판매가 전반적으로 증가했다"며 "하반기 이후에는 코로나19 상황이 상반기 대비 완화되며 업체들의 실적이 차별화 돼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는 단기 이슈가 아니라 국내 시장에서의 외형성장 한계를 극복한 중장기적 성장 동력 확보 측면에서 밸류에이션 재평가 요인이라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