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정연주 사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감사는 정치감사 표적감사"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낸 가운데 해임 무효확인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접수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의 백승헌 변호사와 법무법인 지평의 박영주 변호사 등 4명으로 구성된 정연주 사장의 변호인단은 해임요구 무효 소송과 해임요구 효력집행 정지 신청을 서울행정법원에 접수하면서 소장을 통해, "방송법상 대통령과 이사회는 KBS 사장 임명을 결정할 수 있을 뿐, 해임할 권리는 없다"며 "이는 방송의 자유와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입법 기관의 의사가 반영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감사는 내용의 부실, 결론의 오류, 감사의 이례성 등 내용적으로도 지극히 많은 문제가 있어 무효"라면서 "공무원의 징계에 관한 제반 법령을 보더라도, 공무원 해임에 해당하는 현저한 비리란 금품 수수, 횡령, 성폭력 범죄를 칭하는데, 감사원 결과에는 그러한 부분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연주 사장은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지난 5년을 되돌아보니 난 진보와 보수 양쪽에서 다 얻어터졌다"고 사퇴압박에 대한 심경을 토로한 바 있다.
또 정 사장은 "나는 시민사회단체 등의 추천을 받아 사장 공모를 통해 사장이 됐다"며 "사실 재임기간 동안 참여정부로부터도 많은 비판을 받았다"면서 "좌가 됐건 우가 됐건 우리 사회가 성숙하다면 다양성이 확보돼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이어 "방송 독립을 위한 선한 싸움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며 "그리하여 사랑과 정의와 평화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를 만드는데 공영방송인으로서 당당하고 의연하게 중요한 몫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한편 KBS 이사회는 정연주 사장의 해임 제청안이 KBS 임시이사회에서 가결됐다.
8일 오전10시 KBS 본관 제1회의실에 KBS 이사 11명 중 10명이 참석해 회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사회의장에 경찰을 배치하는 등 정 사장의 해임 찬성 이사들의 월권행동이 돋보였다.
한국여성단체 연합 공동대표 남윤인순 이사는 "경찰이 투입된 상황에서는 회의를 진행 할 수 없다"고 회의실에서 퇴장했고, 이기욱 이사도 정연주 사장의 해임 제청안이 상정되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뒤 회의실을 나왔다.
이어 이지영, 박동영 이사도 정사장 헤임 제청안 상정에 반대한다며 퇴장하자 이사 6명만 표결해 전원 정 사장 해임에 찬성하면서 해임제청안이 가결됐다.
이사회 도중 퇴장한 남윤인순, 이기욱, 이지영 이사는 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영방송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날"이라고 이사회의 사장 해임안 가결을 비판했다.
같은 시각 KBS 본관 앞에서는 대한민국어버이연합회, 고엽제전우회 등 보수단체 소속 회원들은 정 사장의 사퇴 요구 집회를 열었고, '방송장악·네티즌탄압저지 범국민행동' 소속 회원들은 이사회 중단을 요구하며 집회를 여는 등 다시 한 번 보수·진보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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