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과 방송장악네티즌탄압저지국민행동(아래 국민행동)은 '차라리 방송의 날을 없애라'며 방송의 날 기념식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언론노조와 국민행동은 제45회 방송의 날 기념행사가 열리는 여의도 63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와 '언론 자유'를 지키지 못하는 방송사 경영진을 규탄했다.
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은 "이명박 정권이 지금보다 더 가혹하게 잔인하게 탄압해 주길 바란다"면서 "우리는 몸을 바쳐 민주주의 제단의 희생양이 될 각오가 되어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하반기 국회는 신문 방송 겸영, 민영화, 방송법 시행령 개악으로 재벌과 정치권력이 언론을 장악할 수 있게 만들려고 한다"며 "이에 맞선 광화문 촛불은 횃불이 될 것이고, 언론노동자들은 시민들과 손잡고 마지막 순간까지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EBS 송대갑 지부장은 "방송협회는 방송노동자들의 외침을 외면한 채 방송을 장악하려는 사람들과 있을 수 없는 만찬을 하고 있는 것은 수치"라고 비판했고, 연합뉴스 옥철 지부장은 "KBS, YTN, MBC 등 순서대로 방송장악이 될 것이고 이후에는 통신사, 건강한 목소리를 냈던 신문사 등 전체 언론을 장악하려 한다"고 우려했다.
언론노조와 국민행동은 기자회견문에서 "2008년 방송의 날 기념식은 방송 장악 주범들의 자축 파티와 단합 대회의 날로 전락했다"면서 "방송사 경영진들의 낯뜨거운 아첨의 장으로 타락했다"고 비판했다.
또 "방송사 경영진들이 함께 터트릴 방송의 날 기념식 샴페인을 바라보며, 말할 수 없는 참담함과 끊어오르는 분노를 금할 길 없다"고 토로했다.
언론노조와 국민행동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방송의 날 행사가 열리는 63빌딩 2층 로비로 가서 방송협회에 기자회견문을 전달했다. 방송사 노조 위원장들은 방송의날 기념행사에 초청을 받았지만, 항의의 표시로 모두 불참했다.
한편 63빌딩 2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방송의 날 기념행사에서는 이명박 대통령,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등이 참석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방송환경은 크게 달라졌고, 방송은 신성장동력으로 경제의 중심에 서야 한다"며 "IPTV 등 뉴미디어 분야에서는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미디어 기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방통위원회를 "공익성을 높이기 위해 신설했다"고 말하면서 "방송의 공익성과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요구 수준은 매우 높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은 이 자리에 있는 우리 모두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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